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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배우자의 문제적 발언... 골드워터 규칙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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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경고의 의무'? 이건 의사-환자 관계에만 적용된다

오마이뉴스

▲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강윤형 씨 ⓒ 관풍루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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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의 한 발언이 화두가 됐다. 지난 20일,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의 배우자이자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강윤형씨는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를 두고 "소시오패스나 안티소셜 경향을 보인다"고 발언했다. 이어 그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라고 하는데, 성격적 문제를 갖고 있고 장애를 일으키는 분들의 특징은 자신은 괴롭지 않고 주변이 괴로운 것이다. 그렇기에 치료가 잘 안 된다"라고 말했다.

즉각 의료 윤리 위반 논란이 일었다.

원희룡, "대중에게 경고할 윤리적 책임이 있다는 직업윤리에 따른 것" 주장

이 발언을 두고 23일엔 생방송 중 사고가 났다. 원희룡 후보와 이재명 후보 측 현근택 변호사가 라디오 생방송에서 설전을 벌이다가 급기야 현 변호사가 생방송 중 떠나는 일도 벌어진 것. 현 변호사는 "원 후보 부인이 진료도 하지 않은 채 진단을 내렸다"며 "학회에서 제명될 수 있고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조치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 후보는 "평생 아내 편을 서기로 서약하고 결혼했기 때문에 아내 발언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책임도 같이 질 것"이라며 "고발하라"고 사과의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후 24일 원 후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통령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의 분석 글들은 지금도 검색하면 여러 글들이 넘쳐난다"면서 "그들은 모두 의사로서 직업 윤리를 위반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이유로 "대통령과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에게는 정신 건강조차도 사적 영역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신 분석을 언급하며 "개인의 질환이 '타인에게 심각한 위해를 입힐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대중에게 경고할 윤리적 책임이 있다는 직업윤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26일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또 "강윤형 박사가 이재명이 소시오패스라고 의견을 밝힌 것은 본인이 직접 진료한 환자도 아니고, 의견 개진일 뿐 의학적으로 진단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의료법 위반 사항도 아니다"라며 강씨에게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골드워터 규칙' 위반

하지만 의료 윤리의 측면으로 봤을 때 강씨의 잘못이 없다고 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골드워터 규칙(Goldwater Rule)' 때문이다. 골드워터 규칙은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베리 골드워터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규칙으로 미국 정신의학 협회(APA)의 윤리규정 제7.3절의 비공식 명칭이다.

해당 규칙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1964년 미국 대선 당시 < Fact >지(誌)에서 '보수파의 무의식: 배리 골드워터의 정신 특집'이라는 기사를 발표했는데, 이 때 1189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골드워터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후 골드워터는 선거에서 패배했고, 해당 기사에 명예훼손 소송을 걸어 7만5000달러의 배상이 인정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정신의학 전문의가 공식석상에서 자신이 직접 진찰하지 않은 공적 인물에 대해 정신 건강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고, 이에 따라 골드워터 규칙이 만들어졌다.

해당 규칙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신의학 전문의는 가끔 공중에서 각광 받는 사람이나, 언론에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의견을 요청받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신의학 전문의는 일반적인 정신의학 문제에 관한 전문지식을,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를 실제로 진찰하거나 정보공개에 대한 적절한 인가를 받지 않은 한, 정신학 전문의가 전문가로서 의견을 제공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이러한 골드워터 규칙에 따르면 강씨의 소시오패스 발언은 의료윤리를 위반한 행위라 보는 것이 합당하다.

'경고의 의무'는 의사-환자 관계에서만 적용... 강씨에 해당사항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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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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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후보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밝혔듯이 강씨의 발언을 "대중에게 경고할 윤리적 책임에 따른 것"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경고의 의무'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일명 '타라소프(Tarasoff) 의무'라고도 부른다.

타라소프는 1969년 캘리포니아에서 살해당한 여성의 이름이다. 그를 살해한 범인인 포다르는 살해를 하기 전 심리학자인 무어에게 타라소프를 살해할 의도를 밝혔다. 무어는 경찰에 신고했으나 포다르는 구금 후 얼마 안가 풀려났고 결국 살인을 저질렀다. 타라소프의 유족들이 무어를 고소했고 1976년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정신의학 전문의가 환자에 의해 신체적 상해의 위협을 받는 개인을 보호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렇다면 강씨의 발언은 경고의 의무에 해당한다고 봐야 하는가? 그렇지 않아 보인다. 경고의 의무는 일반적으로 정신의학 전문의가 환자를 치료하는 동안 다른 사람에게 위험이 될 위험이 알려지면 치료 세션의 기밀을 위반하도록 요구하는 법적 개념으로 의사-환자 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강씨가 직접 이재명 후보를 진료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경고의 의무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정신질환 환자 및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 심화도 우려돼

이처럼 강윤형씨의 소시오패스 발언은 골드워터 규칙은 위반 가능성이 큰 반면, 경고의 의무에도 해당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적어도 미국 정신의학 협회의 기준에 따르면 명백한 의료윤리 위반이라는 의미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신의학 전문의인 강씨가 자신의 전문성을 이용해 비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잘못이다. 또한 누군가를 비판하기 위해 그의 정신 건강을 들먹이는 행태는 정신질환 환자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26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강씨가 이 후보에 대해 '안티소셜(antisocial)'이라고 한 발언이 '의료윤리 위반'이라며 학회 윤리인권위원회에 징계 심의 요구가 접수됐다고 한다. 윤리위의 조속하고 공정한 판단을 바란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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