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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부동산 ‘불장’인데…여긴 주택 열 곳 중 한 곳이 빈집 [절반의 한국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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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빈집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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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②호 - 건강 악화로 농촌 생활이 힘들어진 주인 할머니가 대도시로 이사.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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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던 노인들마저 떠나면
‘마을의 블랙홀’ 돼버리는 빈집
경관 훼손에 화재 등 사고 위험

‘건축 연도: 1925년. 주택유형: 단독주택. 방치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 혼자 사시던 할머니가 요양시설에 입소하면서 빈집이 됨.’

주민 146명이 78가구에 사는 충북 증평군 A마을의 빈집 ①호의 내역이다. 농촌마을치고 규모가 제법 있는 편이지만 내년까지 정비할 빈집이 15채다. 지난 8월30일 만난 A마을 이장 신모씨(62)는 머릿속에 노트가 들어 있기라도 한 것처럼 빈집의 내력들을 줄줄 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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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①호 - 혼자 살던 할머니가 요양시설로 가면서 빈집이 됨.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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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호는 혼자 살던 할머니가 농촌생활에 힘이 부치자 청주로 이사가는 바람에 빈집이 됐다. 주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빈집이 된 ③호는 이웃의 원성의 대상이다. 이웃 주민 김모씨(70)는 “자식들이 떠나 할아버지 혼자 사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요양시설에 가면서 한참 비어 있었다”며 “담을 하나 두고 빈집이 있으니 낮에도 무섭다”고 했다.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집 마당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고 문틈 사이로 보이는 집 내부도 컴컴한 것이 왠지 꺼림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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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③호 - 지금은 세상을 떠난 주인 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빈집이 됨.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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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장(강세장)’이라는 수도권과 달리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한꺼번에 겪는 지방 농어촌과 중소도시에는 빈집이 넘쳐난다. 서울 빈집 비율은 3.2%인 반면 비수도권 8개 도(광역시 제외)는 빈집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서울에서 집이 비싸 못 사는 이유와 지방에 빈집이 늘어나는 이유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이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이 천문학적인 초과이익을 남긴 것과 A마을에 빈집이 늘어나는 현실은 이어져 있다.

지방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서울로 떠나고, 서울에서는 집 없는 청년들이 결혼을 늦추고 아이를 안 낳는다. 서울과 지방의 주택사정은 ‘시소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이장님의 빈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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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④호 - 창고. 일부가 걸쳐 있는 교각 아래 흙이 떠내려 가서 위험. 박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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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주택 전력사용량을 분석해 2019년 한 해 동안 매달 10kWh 이하의 전력을 사용한 농어촌 가구를 빈집으로 가려낸 결과 전국 주택의 4.99%에 달하는 26만채가 빈집으로 나타났다.

빈집은 ‘마을의 블랙홀’이다. 컴컴한 기운이 주변의 활기를 앗아가고 마을 경관을 훼손할 뿐 아니라 안전도 위협한다. 창고로 쓰이던 가건물인 ④호는 건물 일부가 얇은 시멘트 다리 위에 걸쳐 있는데, 교각의 받침돌이 떠내려가 위험천만하다. 지반이 무너져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 불안하지만 “땅 주인과 건물 주인이 합의를 못해 철거를 못하고 있다”.(이장 신씨)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빈집이 있는 5개 마을 주민 94명에게 ‘빈집으로 우려되는 문제’를 물은 결과 마을 경관 훼손(57.4%), 잡초 및 쓰레기 방치(54.3%)에 못지않게 주택 붕괴 및 화재 위험(45.7%)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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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⑤호 - 슬레이트 지붕이 신경 쓰이는 곳.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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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하려면 집주인 동의 있어야
외지 소유자 의견받는 데 어려움
지자체 직권 철거 등 제도 필요

빈집도 엄연한 사유재산이라 철거하려면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⑤호는 무섭다고 원성이 자자한 집이지만 외지 소유자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철거를 못하고 있다. 이웃들이 빈집 앞마당에 경운기를 주차하고, 거름을 버리면서 갈등이 깊어진 탓이다.

빈집 철거 비용은 300만~700만원에 이르는데 외지 소유주로서는 집을 다시 지을 유인이 없으니 선뜻 부담하려 하지 않는다. 집주인의 선의나 이장의 수완에 기대는 실정이다. ‘빈집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달부터 도시 지역 빈집은 소유자가 철거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했지만, 농어촌 빈집은 해당되지 않는다. 정문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농어촌 빈집도 지자체가 직권으로 철거하고 비용을 사후 청구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 속옷이 자취 감춘 원도심의 쇼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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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⑥호 - 노부부 사망 후 빈집이 된 곳. 집은 철거하고 창고만 남아있다. 박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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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옷 살 사람 없는 중소도시
산업구조 변화로 쇠퇴 가속화

“애들 옷은 다 뺐어. 애들 속옷은 아예 안 나가. 애들 자체도 없고 있어도 요즘은 다 온라인으로 사니까.”

충북 제3의 도시 제천은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고용정보원이 소멸위험지역에 추가한 12개 시·군 중 하나다. 김영오씨(64·가명)는 제천 중앙동 상가건물 1층에서 20년째 속옷 가게를 열고 있다. 10년 전까지는 아이들 잠옷과 내복이 쇼윈도의 맨 앞자리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맨 구석의 가판대로 밀려났다. ‘아이들 옷이 사라진 쇼윈도’가 지방 중소도시 원도심의 쇠락을 상징한다.

빈집 문제는 농어촌뿐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 원도심에서도 근심거리다. 중앙동행정복지센터 바로 옆에도 빈집이 덩그러니 있다. 벽화를 그려두었지만 스산한 기운을 감추기 힘들다.

한때 먹자골목이던 거리 곳곳에 ‘임대 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인구 감소에 코로나19가 겹치자 더 버티지 못하고 가게를 접는 상인들이 속출한 탓이다.

제천은 1970~1980년대 시멘트 산업과 산업철도인 제천역을 중심으로 호황을 누렸던 산업도시였다. 시멘트, 석탄, 목재 등 정책 물자 70% 이상이 제천역을 거쳤다. 재래시장 3곳이 몰려 있는 중앙동은 제천과 단양은 물론 강원도 정선, 태백을 아우르는 중심 시장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시멘트·석탄 등 광공업이 쇠락하고 도로 교통이 발달하면서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1990년대 3500명이던 광공업 종사자는 100~200명으로 감소했다. 1980년 16만2013명이던 인구도 지난해 13만4768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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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⑦호 - 마을 주민 소유라 수월하게 철거 동의를 받은 곳. 박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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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구조 변화와 수도권 집중으로 중소도시들의 쇠퇴는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7월에 낸 ‘포스트 코로나19와 지역의 기회’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군(郡)이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한 것은 물론 시(市)도 소멸위험 단계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천시는 지난해 소멸위험지역으로 추가된 6개 시 중 한 곳이다. 나주시, 여주시, 동해시, 강릉시, 포천시도 포함돼 있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산업도시들이 저성장으로 접어드는 것은 농어촌 지역의 쇠락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미국의 러스트벨트처럼 쇠퇴하면 지방에는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원도심의 쇠락은 가파르다. 인구 감소가 뻔한 상황에서 도심 외곽 개발을 추진하면서 얼마 안 되는 원도심의 기운까지 앗아가고 있는 탓이다. 제천시에도 강제동, 장락동, 하소동 등 외곽지역에 아파트 단지와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원도심 인구와 상권이 빠져나갔다. 주민들은 싼값에 넓은 신축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됐지만, 원도심의 슬럼화는 피할 수 없었다.

1908년에 설립된 동명초등학교는 104년간 원도심인 중앙동을 지키다 2010년대 들어 학생 수를 채우지 못해 폐교 위기에 빠졌다. 1990년대 초반까지 2800명 안팎이던 학생 수가 급감해 2012년에는 신입생이 22명뿐이었다. ‘유서 깊은 학교를 폐교할 수 없다’는 동문들 의견에 따라 아파트가 많은 천남동으로 2013년 이전했다.

동명초 부지에는 예술의전당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해에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중앙동 340m 길이의 ‘문화의거리’에 자연형 수로와 인공폭포를 설치해 ‘달빛 정원’을 만들었다. 거리는 밝아졌지만 코로나19 탓인지 눈에 띄는 변화는 아직 없다. “어떤 분들은 왜 돈 들여 조경하냐고 물어보시기도 해요. 그래도 맥 놓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이건 지방 도시의 발버둥이에요.”(송경순 중앙동장)

■외곽만 커지고 도심부터 무너지는 중소도시…‘모여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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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아파트와 건물이 빼곡하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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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압축이 필요해

땅값 싼 외곽 개발이 ‘남는 장사’
원도심 재생사업은 탄력 못 받아
교통·교육 등 인프라 분산되며
정주여건 더 나빠지는 ‘악순환’

일본의 중소도시 쇠락 해법 실험
인구·인프라 모으는 ‘압축 도시’

인구 감소에 아랑곳없이 중소도시들의 외곽에는 아파트들이 대거 들어서고 있다.

원도심 주민들은 새 아파트를 원하고, 건설업계로서는 땅값이 싼 외곽을 개발하면 이익이 남기 때문이다. 원도심 재생사업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근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땅값이 비싸도 수도권 도심처럼 교육이나 일자리 면에서 장점이 있다면 도심 개발 유인이 있겠지만 지방 원도심은 이런 장점이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곽에 아파트를 짓는 방식으로는 중소도시의 문제를 키울 뿐이다. 거주 지역이 흩어지면 교통, 교육, 의료, 문화 인프라도 함께 분산되니 정주여건이 오히려 나빠지는 악순환이다. 지자체로서는 인프라 유지 비용이 늘어나 재정부담이 커진다.

김 연구위원은 외곽 개발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원도심을 재생하는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도권은 땅이 부족해 개발사업이 정비사업보다 약간 많은 수준인데, 지방 도시는 개발사업이 정비사업에 비해 2~3배 많다”며 “외곽 개발로 발생하는 수익 일부를 원도심에 재투자하는 ‘결합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외곽 개발의 비용을 높이면 도시의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조철주 청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외곽 개발에 따른 농지·녹지 훼손, 지자체의 신도시 인프라 설치 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개발업자들도 나눠지는 쪽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확산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면 도심에서 가까운 곳부터 순차 개발하도록 하는 성장관리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앞서 인구 감소를 겪은 일본은 중소도시 쇠락의 해법으로 ‘도시 압축’을 실험 중이다. 도시를 확장하는 대신 인구와 인프라를 한곳으로 모아 집적도를 높이는 방향이다. 도야마현 도야마시는 2009년부터 도심에 노면전차(트램)를 깔고 역을 중심으로 생활권을 구성하는 ‘양꼬치’ 형상의 도시계획을 진행 중이다. 시 외곽에서 도심으로 이사하는 주민들과 도심에 집을 짓는 건설기업에는 보조금을 주고 있다. 인구가 집약되면 상권도 살아나고 지자체로서는 도로나 상하수도 관리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그래서 서울은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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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 주택 사정 ‘시소게임’
지역 격차로 발생한 가격 격차가
다시 지역 격차를 벌리는 구조로

지방과 달리 수도권의 부동산은 늘 논란의 대상이 된다. 올 상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불거졌고, 하반기에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최근 수년간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추문’도 두드러졌다. 김상조 전 정책실장, 김의겸 전 대변인,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조원 전 민정수석,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 등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의혹으로 사퇴한 청와대 참모만 5명이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수도권 아파트는 욕망의 대상이자 공분의 대상이다. 수도권의 ㎡당 아파트 매매가격(실거래 평균)은 2006년 1월 384만원에서 2021년 7월 804만원으로, 서울은 521만원에서 1405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아파트는 131만원에서 317만원으로 올랐다. 면적 84㎡ 아파트 평균값을 기준으로 하면 비수도권이 1억1000만원에서 2억6600만원으로 오를 때 서울이 4억3700만원에서 11억8000만원으로 오른 셈이다.

서울살이 13년차 김연희씨(33)에게 내집 마련은 영영 풀릴 것 같지 않은 숙제다. 경남 출신 김씨는 남편과 서울 서대문구의 17평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2년 전 결혼하고 얻은 전셋집은 24평이었는데, 임대차보호기간이 끝나자 집주인이 들어와 살겠다고 하는 바람에 비워줬다. 같은 값으론 24평 아파트를 구할 수 없어서 지난달 평수를 줄여 이사했다. 직장이 서울이다 보니 서울을 떠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자녀 계획도 고민스럽다. “지금 집은 둘이 살기도 좁아요. 임대주택 가산점을 생각하면 아이를 낳을까 싶기도 해요. 근데 애를 막상 낳아도 집 문제가 해결 안 되면 어떡하죠?”

지난해 비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110.1%인 반면, 수도권은 99.2%, 서울은 96.0%였다. 일자리를 찾아 상경하는 청년들로 수요가 끊이지 않는 것이 주택 부족의 근본 원인이다. 지방이 비는 만큼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는 것이다.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9년에는 수도권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역 격차 때문에 발생한 값 격차가 지역 격차를 더 벌리는 악순환 구조도 작동한다.

수도권 주거안정을 위해 문재인 정부는 2017년 6·19대책부터 2021년 2·4대책까지 모두 26차례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다주택자 수요를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 집값이 잡히지 않자 지난해부터 공급대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물량은 189만호에 달한다. 5대 광역시 전체 아파트 수와 맞먹고, 1990년대 초 ‘200만호 신도시 건설’에 버금가는 물량이다. GTX 건설 계획까지 구체화되자 비수도권 대도시의 인구를 빨아들일 것이라는 우려가 지방에선 팽배하다.

그러나 서울 주변부에 신도시를 짓고 넓히는 것이 정답일까.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는’ 격이라고 비판한다. 집값을 잡는 단기 처방으론 효력이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수도권의 인구 쏠림을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마 교수는 “홍남기 부총리가 ‘공급 쇼크’라고 했지만 정작 충격은 비수도권이 받을 것”이라며 “인프라가 좋은 수도권 신도시가 생기면 지방 대도시 인구 유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 대도시를 키워 수도권 유입을 줄이지 않으면 종국에는 수도권에만 사람이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전국 출생률은 0.84로 세계 198개국 중 최저다. 서울 출생률은 0.64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서울은 벌써 2010년부터 전국 최저 출생률을 유지하고 있다.

인구가 줄어도 서울 쏠림이 계속되는 한 집값은 내려가지 않는다. 감사원은 올해 2117년에는 총인구가 1510만명으로 줄고 서울 강남·광진·관악·마포, 부산 강서, 광주 광산, 대전 유성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지역소멸 고위험군에 포함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도권 쏠림이 그려낼 ‘디스토피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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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로 찍어낸 것처럼 똑같은 아파트인데, 서울 아파트 한 채면 지방에서는 다섯 채도 사는 현실. 쏠림이 계속되면 서울 집값도 내려갈 수 없습니다. 제작: 이제석 광고연구소 ⓒ www.jesk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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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석 광고연구소’가 경향신문 창간 기획 ‘절반의 한국’과 함께 합니다. 연구소가 제작한 공익광고가 기획 기사의 메시지를 한층 선명하게 할 것입니다.


특별취재팀 | 배문규·최민지(스포트라이트부) 박채영·문광호(사회부)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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