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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없이 의혹으로만 남은 ‘법관의 재판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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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임성근 탄핵심판 각하

[경향신문]

경향신문

경향신문 2017년 최초 보도
‘판사 블랙리스트’ 논란 비화
1·2심 무죄, 헌재 ‘판단 회피’

법관이 탄핵 소추 대상이 된 헌정 사상 첫 사례여서 주목을 받은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사진)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 사건이 헌법재판소의 각하 결정으로 28일 마무리됐다.

경향신문은 2017년 3월6일자 1면과 11면 기사를 통해 ‘일선 판사들의 사법개혁 움직임을 양승태 대법원이 저지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를 압박하다가 해당 판사가 위법한 지시라며 거부하자 일선 법원으로 인사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인사조치된 판사가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이후 법원행정처가 국제인권법연구회를 견제하기 위해 ‘법원 전문분야연구회’의 중복가입을 금지하는 원칙을 재공지하는 등 판사들의 사법개혁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는 경향신문 보도가 이어졌다.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은 이인복 전 대법관에게 경향신문 보도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했고, 조사 과정에서 대법원 정책에 비판적인 판사들에 관한 동향을 파악한 일종의 사찰 파일이 있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판사 블랙리스트’ 논란이 불거졌다.

대법원은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대회를 부당하게 견제한 것은 맞지만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1차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시민단체의 고발로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두 차례 회의를 거치면서 ‘블랙리스트’ 의혹 및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을 추가로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2017년 8월21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명됐다. 김 대법원장은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듬해인 2018년 1월22일 대법원의 2차 자체조사에서 판사의 동향을 파악한 문건이 발견됐고, 2월에는 대법원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특별조사단을 구성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일선 법관들에 대한 강제수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구속수사와 압수수색을 위한 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기각하는 일이 반복됐다.

2018년 10월27일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검찰이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을 확보하면서 전·현직 대법관들에 대한 수사도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결국 2019년 1월24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에 이른다. 2019년 3월5일 검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 상임위원, 유해용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10여명의 전·현직 판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때 임성근 전 부장판사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에게는 공무상 기밀을 누설한 혐의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재판을 받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당사자들은 법원에서 연이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이탄희 의원은 지난해 12월23일 법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2월1일 국회의원 161명이 임 당시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같은 달 4일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임 부장판사는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2월28일 임기 만료로 퇴직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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