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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업부 이어 여가부도 여권 공약개발 동원 정상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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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 이어 여성가족부도 직원들에게 여권의 대선 공약 개발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여가부가 직원들을 시켜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을 만든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김경선 여가부 차관이 정책공약 회의를 열었고 그 후 과장급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수정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하 의원이 이날 공개한 해당 이메일 내용은 충격적이다. 여가부가 여권의 공약 개발을 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메일에는 "과제 관련 외부 회의, 자문할 시에는 '공약' 관련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이 일절 나가지 않도록 하며 '중장기 정책과제'로 용어 통일할 것"이라는 지시가 적혀 있다. 대선 공약이라는 것을 숨기라는 입단속과 함께 은폐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있으니 기가 찰 지경이다.

여가부는 하 의원의 주장에 대해 "당시 추진된 회의는 특정 정당의 공약과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이메일에 대해서는 해명을 내놓지 않아 의혹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공직선거법 제9조에서는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여가부 차관이 여권 공약 개발에 직원들을 동원한 게 사실이라면 매우 부적절하다. 지난 9월 박진규 산업부 1차관도 "공약으로서 괜찮은 느낌이 드는 어젠다를 내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해 물의를 일으켰다.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현업을 도외시한 채 대선 후보 입맛에 맞는 공약 개발을 지시하고 '차기 정권 줄대기'에 나서는 것은 어물쩍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박 차관의 공약 개발 지시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질책하며 재발 방지를 주문했다. 정부는 야당이 제기한 '관권선거'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로 확인되면 엄중 문책해야 한다. 무너진 공직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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