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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가해자도 사라졌다…펑솨이가 지목한 中공산당 간부 행방 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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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미투' 폭로 이후 모습 감추고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아,

숨기고 침묵하는 중국 공산당 전형적인 대응방식이라는 지적…

IOC 위원장과 가해자 친분 알려지며 영상통화 진위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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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오리 전 중국 국무원 상무부총리/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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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미투(Me Too·성폭력 고발 운동)' 가해자로 지목한 공산당 간부의 행방이 묘연하다. 불리한 사안이 발생하면 일단 숨기거나 침묵하는 중국 공산당의 전형적인 대응 방식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펑솨이로부터 가해자로 지목된 장가오리 전 중국 국무원 상무부총리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가오리 전 부총리는 1946년생으로 개혁개방의 근거지인 남부 광둥성에서 정치 경력을 쌓고 공산당 권력의 핵심인 중앙정치국 상임위원까지 오른 인물이다.

2013년 윔블던과 2014년 프랑스 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 떠오른 펑솨이는 지난 2일 자신의 웨이보에 장가오리로부터 과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펑솨이의 웨이보 계정이 차단되고 해당 게시물이 삽시간에 삭제됐지만 폭로글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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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테니스선수 펑솨이/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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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장가오리가 은둔하며 해명조차 하지 않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전형적인 대응방식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중국에서 공직자 성 파문에 따른 징계는 보통 조사가 끝난 후 이뤄지는 만큼 그 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임위원 가족들의 '파나마 페이퍼' 역외 탈세 사건, 고위 간부들의 혼외자 스캔들 등도 같은 방식으로 이뤄 왔다.

천다오인 전 상하이정치법률대학 교수는 "펑솨이 사건으로 공산당 간부들이 권력을 이용해 성관계를 요구해 왔다는 사실을 대중들이 알게 됐다"며 "장가오리가 미투 고발을 부인하더라도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펑솨이는 중국 페미니스트 운동의 상징이 될 수 있다"며 "이는 공산당의 잠재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 역시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장가오리가 대중에게 발언할 기회를 줬다간 중국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사건이 될 수 있다"며 "만약 공산당이 내부적으로 징계를 결정하더라도 이는 폭풍이 지나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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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펑솨이 파문은 더 커지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21일 영상통화로 펑솨이의 안부를 확인했는데, 중국 당국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는 의구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IOC 위원장과 장가오리가 2016년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며 이들이 가까운 사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펑솨이의 행방과 안전에 초점이 맞춰졌던 사건이 바흐 위원장과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악수하는 사진이 퍼지면서 다른 국면을 불러 왔다"고 진단했다. 영국 테니스 선수 리암 브로디는 "IOC가 왜 이런 입장을 취했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IOC가 중국의 인권침해에 공범 역할을 했다"며 비판했다. 소피 리처드슨 HRW 중국 담당 국장은 "IOC가 펑솨이 사건을 다루며 놀랄 만한 판단력 부족을 보여줬다"며 "IOC는 사람들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에만 신경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야추 HRW 중국 담당 연구원 역시 "IOC가 중국 정부를 통하지 않고 펑솨이에게 연락할 수 있었다고는 상상하기 힘들다"며 "이번 영상 통화가 철저히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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