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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진맥] 코빗의 달라진 위상, 그리고 넥슨과 SKT의 '블록체인 게임'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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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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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지분투자로 확인한 코빗의 위상

#넥슨에 SK 지원까지 등에 업은 코빗을 주목하라

#넥슨+SKT의 블록체인 게임 사업이 궁금하다

어제 오후부터 IT업계를 뜨겁게 달군 소식이 있습니다. SK그룹의 투자를 주도하는 박정호 SK스퀘어 대표가 첫번째 투자대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낙점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업계에서는 어떤 거래소에 투자하느냐를 두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업비트 아니겠느냐'고 추정하기만 했을 뿐이죠.

그 궁금증이 해소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늘 아침 일찍, SK스퀘어가 공식적으로 코빗에 9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SK는 왜 코빗에 투자를 했을까

업계에서는 이미 두나무는 하이브, 코인원은 게임빌-컴투스가 투자를 했고, 빗썸은 워낙 지배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투자하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물론 코빗도 넥슨의 지주사인 엔엑스씨가 대주주이긴 한데요. 그럼에도 SK스퀘어가 코빗에 투자를 한 것은 아무래도 넥슨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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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딜을 바라보는 여러 포인트들이 있는데요. SK스퀘어의 첫번째 투자라는 점, SK텔레콤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SK라는 재벌기업이 가상자산 거래소에 투자했다는 점 등이 흥미롭습니다.

이미 여러 기사들을 접하셨을텐데요. 이번엔 조금 다른 포인트를 바라볼까 합니다. 우선 넥슨그룹 내에서의 코빗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는 점입니다.

더이상 빗썸이 필요치 않아...코빗의 달라진 위상

사실 코빗은 상당한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른바 '크립토 겨울'을 보내면서 거래량은 뚝 떨어졌고 손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엔엑스씨가 스스로 보유한 코빗 지분(65%)의 가치를 35억원으로 책정할만큼 상황이 안좋았습니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빗썸 인수를 검토한 것도 어쩌면 코빗에 만족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시행되면서 거래소가 정부의 승인을 받게 됐습니다. 코빗은 이전에도 가상자산 상장 등에서 가장 보수적으로(안전하게) 운영했던 거래소였습니다. 소위 정부가 좋아할만한 거래소였다는 것이죠. 예상대로 코빗은 업비트에 이어 두번째로 정부에 인가를 받은 거래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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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의 오프라인 고객센터 /사진=코빗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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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인가를 받으면서 코빗의 가치는 급격히 올랐습니다. SK스퀘어는 35%의 지분을 가져가면서 900억원을 꺼냈습니다. 코빗의 기업가치가 3000억원 정도는 된다는 얘기죠.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지난 2017년 63%의 지분을 930억원에 샀습니다. 당시 기업가치는 1500억원 수준. 코빗의 기업가치가 정부 인가로 급격히 올라간 것입니다.

이제 넥슨은 더이상 빗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코빗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코빗은 정부에 사업자 신고를 하기 전부터 상당히 공격적으로 가상자산을 상장하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신고 수리 이후에는 더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더이상 존재감없던 코빗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번에 SK그룹의 투자를 받으면서 SK텔레콤의 가입자들을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SK그룹도 전폭 지원할테니, 앞으로 코빗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밑에서 준비하던 넥슨의 블록체인 게임이 궁금하다

그리고 두번째 주목할 포인트는 넥슨의 블록체인 게임 사업 진출입니다. 이번 SK그룹과의 딜로 코빗이 넥슨의 메인 거래소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SK그룹이 코빗에 지분을 담은만큼 넥슨도 코빗과의 협업을 본격화할 공산이 큽니다.

넥슨은 진행하는 거의 모든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에 김정주 창업주가 관여하는 형태입니다. 이번 딜 역시 김정주 창업주의 의중이 반영됐을겁니다. 그동안 내놓다시피 했던 코빗이 다시 움직인다는 것은 김정주 창업주도 코빗에, 그리고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분야에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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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넥슨 사옥/ 사진 =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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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도 이제 물밑에서 준비하던 블록체인 게임을 꺼내놓아야 할 시간이 됐다는 것이죠. 그동안 넥슨은 한번도 공식적으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게임업계 모두가 예상하고 있습니다. 넥슨이 내부적으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연구를 상당 부분 진행했을 것이란 것을, 그리고 그 결론도 곧 나올 것이란 예상입니다.

넥슨도 지금 게임업계에 불고 있는 이른바 '플레이투언(P2E)' 열풍을 모르고 있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넥슨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데 탁월한 회사입니다. 그 옛날 부분유료화라는 수익모델을 처음 제시했던 회사가 바로 넥슨입니다.

게다가 SK그룹은 최근 부쩍 게임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SK스퀘어는 자회사로 원스토어를 두고 있기도 하고요. SK텔레콤은 글로벌 게임 박람회인 E3와 도쿄게임쇼 등에 참여하면서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게임사업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통신사의 해외진출이라는 숙원을 게임과 같은 콘텐츠로 풀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최근 해외에 게임을 퍼블리싱하려는 기업들은 대부분 'P2E' 모델을 고려합니다. 게임대상 수상작인 '오딘'도 해외 버전에는 'P2E'를 붙일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게임사업 노하우가 많지 않은 SK텔레콤이 단숨에 'P2E' 노하우를 쌓긴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넥슨이 출동한다면 어떨까요? 넥슨과 SK텔레콤이 해외에서 함께 'P2E'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그냥 불가능한 상상일까요?

넥슨과 SK텔레콤의 블록체인 게임 사업 전략이 부쩍 궁금한 오늘입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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