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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옥’ 박정민 “짜증 연기 대가? 너무 짜증냈나 싶어 반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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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박정민은 평범한 얼굴을 표현하는 데 특화된 배우다. 영화 ‘파수꾼’에서 보통의 학생, ‘변산’에서는 보통의 청춘을 그려내며 특별함이 아닌 평범함을 그려낼 때 더욱 빛을 발한다.

그런 박정민이 이번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을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특기를 발휘했다.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즐비하는 작품에서 평범한 소시민이자 가장 현실적인 인물 방송국 PD 배영재를 연기해 박정민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의 활약에 작품 또한 흥행 행진 중이다. 8일 연속 넷플릭스 전 세계 순위 시청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30일 화상으로 만난 박정민은 “전 세계 관객분들께서 많이 봐주시고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갑론을박을 벌이시는 걸 보면서 드라마가 지향했던 방향성이 잘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참여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본 작품이라 신기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연상호 감독이 원작 동명 웹툰을 그리고, 각본과 연출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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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박정민은 원작 단행본에 추천사를 쓸 정도로 웹툰의 팬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내가 창작자라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간지러운 부분들을 잘 긁어준 작품이었다”면서 “좋아했던 만화가 크게 훼손되지 않고 잘 구현돼서 기분이 좋았고, 그 사이에 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정민은 ‘지옥’에서 새진리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방송국 PD로 새진리회에 대한 반감을 품은 소시민적 인물을 그려냈다. 아내와 함께 갓 태어난 아기의 지옥행 고지를 마주하며 파국에 휩싸이는 인물로, 극의 후반부를 장악하며 이끌어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영재를 굉장히 평범한 사람,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 앞에서 사람들이 답답해하고 화가 났던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또 굉장히 평면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죠. 평범한 사람, 보통의 사람들을 연기하는 게 더 재미있어요. 평소에 사람들을 관찰하려고 하고, 제 주변에 있는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이야기하고 반응하는지를 유심히 보죠. TV에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도 그런 것들을 주로 보려고 하는 습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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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박정민은 ‘지옥’이 공개된 후, 배영재를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특히 새진리회를 향한 배영재의 반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대한민국 짜증 연기의 지존’이라 불리고 있다. 인터넷에는 ‘짜증 연기 모음’ 영상이 있을 정도다.

“너무 짜증을 냈나 싶어 반성을 많이 했어요.(웃음) 드라마에서 보여드린 연기가 가장 효과적으로 인물을 표현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배영재는 새진리회에 동의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위에서 시키니까 그들을 위해 뭔가를 만들어줘야 하는 언론인이잖아요. 그런 데에서 오는 감정들은 보통 짜증이지 않나요? 그들(새진리회 세력)한테 지기 싫어서, 지고 싶지 않아서 했던 연기에 그런 감정들이 묻어났던 것 같아요. 연상호 감독님께서 큰 디렉션을 주신 것 같지도 않고, 내가 뛰어놀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셔서 힘을 풀고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영재 외에 해보고 싶은 극 중 역할로는 ‘화살촉’ 리더이자 유튜버인 이동욱(김도윤)을 꼽았다. 박정민은 “사실 대본 봤을 때 ‘저 이거 하면 안될까요’라고 하고 싶었는데 이미 배역이 정해져 있었다”며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내가 하면 어떨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근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신드롬에 이어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옥’이 ‘오징어 게임’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외신들도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보다 훨씬 좋다, 둘 중 10년 후에도 회자될 만한 작품이 있다면 그것은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박정민이 생각하는 K-콘텐츠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많은 선배들께서 열심히 하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이 좋았던 것들을 우리만 보는 게 아니라 전세계 분들이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장이 열린 게 고무적인 것 같아요. 한국의 창작자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하고 때로는 칭찬받고 싶어 하는 욕구와 같은 창작욕이 길을 찾게 된 거죠. 앞서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이 감사하게 길을 뚫어준 것도 있고, OTT라는 플랫폼이 원래 좋았던 한국 작품을 세계 시장으로 나가게 해주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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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작품의 높은 인기와 함께 시즌2에 대한 궁금증도 뜨겁다. 시즌1 최종회에서 반전이 일어나며 박정민이 연기한 배영재의 생사 여부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지고 있다.

“시즌2는 모르는 사실이에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감독님께 슬쩍 물어봤더니 ‘배영재는 안 살아난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살아나서 유아인 씨와 같이 연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해요.”

‘지옥’으로 전 세계 1위를 찍은 박정민에게도 ‘강제 해외 진출’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한국에서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저는 해외 활동에 전혀 관심이 없어요. (웃음) 가장 한국적인 것을 잘 만들어서 외국에 계신 분들께 소개하는 거면 몰라도 해외에 나가고 싶은 욕심은 전혀 없어요. 만약에 해외 러브콜이 온다면 말씀 드릴게요. 또 ‘해외를 가지 않겠다’고 단언하는 건 무례한 일이라 단언하진 않겠지만, 지금 당장 계획은 없어요.”

[이투데이/이혜리 기자 (hyer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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