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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서두른 이유 있었네…'최대 매출' 찍은 파운드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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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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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성장세가 매섭다. 견조한 수요에 웨이퍼 가격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3분기 10% 이상 성장하며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받는 배경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매출액은 272억8000만달러(약 32조1086억원)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11.8% 성장한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은 2019년 3분기부터 9분기 연속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수요와 신규 생산 능력, 웨이퍼 가격 상승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트렌드포스는 "노트북 컴퓨터, 자동차 전자 제품 등 제조업체가 파운드리 시장의 용량 부족으로 출하 목표치를 달성하는데 제약을 겪었다"면서 "파운드리 업체들은 점진적으로 증설을 추진하고 있고 지속적인 ASP(평균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48억1000만달러(약 5조6541억)의 매출을 올리며 TSMC를 뒤쫓았다.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11% 증가했지만, 시장 점유율이 2분기 17.3%에서 3분기 17.1%로 0.2%p 하락했다. 이에 시장 1위인 TSMC와 격차도 2분기 35.6%에서 3분기 36.0%로 확대됐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신규 모델 출시로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등 파운드리 수요가 늘었다"며 "올해 초 한파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미국 오스틴 공장 정상화와 평택 S5 라인 가동에 따라 매출이 함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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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애벗 미국 텍사스 주지사(앞줄 가운데)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자신의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앞줄 오른쪽), 존 코닌 상원 의원과 함께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 부지를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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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부족 상황이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트렌드포스는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률 증가로 TV와 같은 재택 경제 관련 완제품 판매는 완화됐다"면서도 "5G(세대)와 관련된 하드웨어, 인프라 수요는 계속해서 탄력을 받고 있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삼성은 최근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도약을 위한 퍼즐을 맞추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을 찾아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 지역을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최종 확정했다. 신규 라인에는 첨단 공정을 적용, 5G·HPC(고성능컴퓨팅), AI(인공지능) 등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2022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파운드리 경쟁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났으나 업계에선 성공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본다. 시장 확대로 업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이 부회장도 지난달 25일 귀국길에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하며 위기론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다음 승부수로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대형 M&A(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한다. 삼성은 올해초 "3년 내 의미있는 인수·합병을 할 것"이라 공식화했다.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업체 NXP와,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스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삼성이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말할 때마다 불거지는 '파운드리 분사설'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삼성에는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의 설계·판매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가 함께 있다. 이는 삼성의 태생적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칩 설계도를 넘겨야 하는 고객사가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해야 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부문을 떼내면 메모리 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파운드리에 투자할 수 없게 된다"면서 "최근 확정한 170억불 투자 금액 조달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개발 경쟁도 한 참인 상황에서 각 사업이 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분사에 의한 이익 보다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성 소재 부품연구동(DSR)이 대표적 예다. 이 곳은 메모리와 시스템LSI, 생산기술연구소 등 각 사업장 연구원들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든 R&D(연구개발) 센터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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