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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만에 또 호남행 이재명…“국민 동의 없이 어떤 일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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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전북지역 순회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전북 전주 한옥마을 종로회관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만찬을 하기 위해 손잡고 걸어오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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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승리는 민주당만의 승리가 아니고,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다.”(정세균 전 국무총리)

“총리님께서 선대위 출범식 때 ‘더이상 외롭게 안 하겠다’고 해서 내가 눈물 났었다. 감사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3일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나눈 말이다. 이날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전북 지역을 방문한 이 후보는 전북 지역 간판 정치인인 정 전 총리와 그 지지자들의 환대를 받았다. 정 전 총리는 모여든 지지자들을 향해 "오늘을 통해 이 후보가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후보는 “열심히 하고 있다”며 자세를 낮췄다. 두 사람은 이날 1시간 30분가량 저녁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눴다.

이날 현장에선 수십명의 정 전 총리 지지자들이 ’정세균은 합니다‘란 플래카드를 번쩍 들어 올린 채로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하는 풍경도 연출됐다. 김성주·김윤덕·안호영 의원 등 전북 지역 민주당 의원들도 전주 한옥마을 유세에 합세해 “(지난 대선처럼) 이 후보를 전국에서 다시 한번 1등 (득표율)을 만들어야지 않겠냐”(김성주),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전라북도 만세”(김윤덕)라고 외쳤다.



광주·전남 이어 곧바로 전북 찾은 李…‘호남 민심’ 승부수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까지 4박 5일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찾은 데 이어 단 나흘 만에 전북을 찾았다. 2주 연속 호남 민심에 ‘올인’ 한 것이다. 지난달 12~14일 부산·울산·경남을 돌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2박 3일을 꼬박 전북에만 머무른다.

매타버스추진단장인 천준호 의원은 ”호남 일정에 전북을 붙여서 같이 가거나 충남·북과 일정을 연계하여 갔던 관례를 깨고, 이번에는 독자적 일정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후보는 전북을 향하는 버스 안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며 “전북은 삼중 차별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수도권 대 지방, 영남 대 호남, 호남 내 차별까지 소외된 전북 도민들의 위화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그는 “처음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으나 타당성이 있었다. 실제로 대부분 정책은 전남·광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다”며 전북 지역 균형 발전을 약속했다.

2주간 연속으로 호남을 방문한 건 여전히 정체 국면인 호남 지지율 반등을 위한 노림수 측면도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4자 대결 조사(11월 30일~12월 2일)에서 이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31%→36%로 2주 전 조사(11월 16~18일)에 비해 전국에서 고르게 올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2%→36%)와 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호남에선 이 후보 63%→58%, 윤 후보 11%→12%로 외려 격차가 좁혀졌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李 “국민 동의 없으면 어떤 일도 하지 않겠다”…연이은 중도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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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을 방문,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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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특히 주목받은 건 전주한옥마을 즉석연설이었다. 이 후보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상태에선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게 지배자가 아닌 일꾼인 대리인의 자세”라고 말했다.

또 “비록 이재명이 내 신념에 부합해서 주장하는 정책들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이 이해 못 하고 동의 못 하면 하지 않는 게 옳다”라고도 했다. 최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철회한 데 이어 국토보유세·기본소득 공약을 ‘국민 동의’ 전제로 수정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사고와 정책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최근 흐름의 연장선상이다.

다만 이 후보는 “이재명이 주장하는 각종 정책은 국민에게 필요하고, 이 나라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가는 데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동의할 때까지 충실히 설명해 드리고 의견을 모아서 하겠다”라며 필요하다면 ‘설득’도 하겠다고 했다.

최근 ‘실용주의’를 앞세우고 있는 이 후보는 전북 첫 일정으론 전북 익산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을 방문했다. 이곳은 전북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산업’ 단지다. 이 후보는 창업자들을 만나 “투자할 사람도 투자받고 싶은 사람도 많은데 연결이 안 된다”며 “일반 국민들이 창업 투자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 주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엔 서울 서초구 삼성경제연구소도 방문했다. 이 후보는 “제가 친(親)노동 인사인 건 맞다”라면서도 “국민들이나 경제 전문가들은 광역단체장 중에선 제가 가장 압도적으로 친기업적 인사라고 평가해주셨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친기업·친노동이 양립 불가능한 게 아니다. 사실 가장 친노동·친기업적인 게 가장 친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주장도 폈다.

한편,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삼성이나 이런 데서 기본소득을 이야기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사실 제가 이재용 부회장님에게도 그 이야기를 했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같은 사람들은 이미 기본소득을 도입하자고 나왔다”며 “디지털 기업 특성은 영업이익률이 엄청 높다는 것이다. 영업이익률이 높으니 나중에 시장이 고갈될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 정책이 기업의 장기적인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였다.

윤지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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