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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약속한 '경항모' 첫 발 뗐지만…차기정부서 탄력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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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로 삭감했다 靑 압력에 내년 국방예산 72억 반영

2033년까지 2조원대 소요 예상… 함재기 도입은 별도 추진

뉴스1

영국 해군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가 지난 8월31일 동해 남부 해상을 항해 중이다. 2021.8.3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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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해군의 '숙원사업'인 경항공모함 도입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국회가 지난 3일 열린 본회의에서 여당(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의 예산안 예비심사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대폭 삭감했던 경항모 사업 예산을 당초 정부안(약 72억원)대로 되돌려 놓으면서다.

국회가 소관 상임위의 예비심사에서 여야 합의로 정부 예산안을 수정했다고 해도 이후 예산결산특위에서 다시 수정되는 일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세입·세출예산안에 대한 미세조정(계수조정)이 이뤄지는 것이지 이번처럼 여야 공히 '정부안대로 추진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90% 이상 삭감한 사업을 원상회복시킨 건 드문 일이다.

게다가 국회 국방위는 여당 의원이 다수다. 여당 스스로 깎았던 경항모 예산을 불과 20여일 만에 여당이 앞장서 되살리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국방위에서 경항모 예산이 삭감된 뒤 해군뿐만 아니라 청와대에서도 여당 측에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언론이 국방위의 경항모 예산 삭감 뒤 '경항모=국방 포퓰리즘'이란 취지의 칼럼을 게재하자 청와대가 직접 여당 원내지도부와 접촉하며 경항모 사업 예산 '부활'에 팔을 걷고 나섰단 후문이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경항모 도입의 당위성과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글을 해군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것도 이 무렵이다.

우리 해군의 항모 도입은 그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업으로 간주돼왔다. 문 대통령은 올 3월 열린 제6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사에서도 "2033년 무렵 모습을 드러낼 3만톤급 경항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조선 기술로 건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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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는 3월26일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1.3.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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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확정한 내년도 경항모 사업 예산 약 72억원은 Δ기본설계 착수금 62억4100만원과 Δ함재기 자료·기술지원 비용 8억4800만원 Δ간접비 9900만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내년도 정부 예산 총액(607조7000억원)은 물론, 국방예산 총액(54조6112억원)을 놓고 봤을 때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이번 예산 확보를 통해 내년 3월 대통령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경항모 사업을 일단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 당국은 작년에도 '2021년 정부 예산안'에 101억원 상당의 경항모 사업 예산을 편성했었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1억원만 남기고 삭감된 '아픈 기억'이 있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올 4월 서욱 국방부 장관 주재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오는 2033년까지 약 2조300억원을 들여 3만톤급 경항모를 국내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하는 내용의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의결, 내년 정부 예산에 경항모 예산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사업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군 당국은 내년부터 경항모 기본설계를 시작하는 데 이어, 이후에도 관련 예산이 정부 예산에 순조롭게 반영될 경우 2020년대 중반 이후엔 상세설계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해군의 경항모는 영국 해군의 6만5000톤급 항모 '퀸 엘리자베스'를 모델로 할 가능성이 크다. 함재기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하는 퀸 엘리자베스는 지난 8월 말 우리 해군과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퀸 엘리자베스함 방한을 계기로 경항모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우리 군과 방위산업체 관계자, 그리고 일부 국회의원들도 '견학'을 다녀갔다고 한다. 영국 측도 우리 경항모 사업에 자국 기업들을 참여시키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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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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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경항모가 완성되면 향후 해군 기동함대사령부(2026년까지 창설 예정)의 지휘함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경항모는 해군 기동부대의 지휘함으로 압도적 대응, 잠재적 위협 대응, 초국가·비군사적 위협 대응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경항모 사업 예산의 국회 심의과정에서도 봤듯이 정치권은 물론, 군 내부에서도 경항모 사업에 대한 효용성 논란이 여전하다.

특히 경항모에 탑재할 함재기 도입은 경항모 건조와 별개로 추진되면서 그에 따른 비용 과다 소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 안팎에선 일단 경항모용 함재기 20여대를 도입하는 데 약 3조원 규모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 또 경항모 도입 이후에도 매년 500억원 상당의 운용·유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선 "함재기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항모 설계가 진행된다"는 데 대한 우려도 감지된다. "추후 함재기 선정 결과에 따라 항모 갑판 등의 설계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 경항모 예산 심의과정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야당 의원 등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국회의 예산 심의과정에서 제기된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해 전력화 시기를 준수할 수 있도록 사업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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