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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한 달 만에 일상 대전환…"이젠 화낼 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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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막혀…신혼 부부·여행객 '날벼락'

"위드코로나 파장 예상 못 했나" 곳곳서 '혼란'

일각선 방역패스 정책 반대…"거부할 권리 있어야"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12월 중순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A(28)씨는 최근 허탈감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여행 계획이 물거품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A씨는 한 달 전 위드 코로나가 시작됨에 따라 아껴뒀던 휴가를 친구들과 맞춰 쓰고, 자가격리 없는 국가를 골라 숙소와 비행기까지 예약을 마쳤지만, 정부의 추가적인 방역 대책 예고에 수십만 원의 위약금을 물고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A씨는 “모든 계획이 헝클어져 혼란스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연말에 있을 결혼식을 준비 중인 예비 신부 30대 B씨는 머리가 복잡하다. 갑자기 ‘해외 출입국 시 자가격리 기간 10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문제는 예비 신랑이 현재 외국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행기 표를 부랴부랴 예매했지만, 예비 신랑이 귀국 후 자가격리를 마치는 날이 결혼식 당일과 겹친다. B씨는 “한 번뿐인 결혼식을 번갯불 콩 구워 먹듯 해치우고 있다”며 “한차례 결혼식을 미뤘기도 했던 터라 이젠 너무 지치고 힘들다”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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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가 전용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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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막힌 ‘하늘길’…여행객·신혼 부부 ‘날벼락’


방역 당국이 부랴부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칼을 꺼내 들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달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여행자는 국적이나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일간 격리하기로 했다.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오자 긴급하게 내린 조치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자택 등에서 10일간 자가격리를 한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입국 전후로 총 3회 받아야 한다. 단기체류 외국인은 정부가 마련한 임시생활시설에서 10일간 격리된다.

해외여행객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와야 하는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방역 조치에 날벼락을 맞았다. 열흘간 자가격리 기간을 갑자기 뚝딱 만들어 낼 수 없어 해외여행을 취소해 위약금을 물었다던 박모(30)씨는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급하게 정책을 바꾼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는 우리가 다 책임져야 한다”며 “정부가 위약금 등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한 다음 정책을 바꿔야지, 무작정 책임을 소비자에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예비부부와 신혼부부 등 6000여 명으로 구성된 ‘청년부부연합회’도 “해외 여행길이 열렸다고 정부에서 발표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갑작스럽게 해당 기간 동안 입국자들을 자가격리시켜버리면 현재 신혼여행 중인 부부들과 신혼여행으로 비용 결제 다 끝낸 부부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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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중구 명동의 외식업 밀집지역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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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파장 예상 못 했나”…사회 전반서 곡소리


곡소리는 사회 전반에 걸쳐 쏟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지 약 한 달 만에 방역지침이 다시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비록 집합금지나 영업시간 제한 등의 강제력 높은 조치가 포함되지 않아 위드 코로나 직전 거리두기 규제 강도보다 약하다는 분석이 나오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느껴지는 체감은 고강도 거리두기 규제에 맞먹는다는 의견도 적잖다.

최근 이곳저곳 전화를 돌리며 송년회를 취소하느라 바빴다던 이모(32)씨는 “한번 위드 코로나를 잠깐 맛보고 다시 묶었기 때문에 더 답답한 느낌이 든다”며 “오미크론은 ‘변수’라고 백번 이해하지만, 위드 코로나가 불러올 파장은 정부가 예상하지 못했나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일하는 김모(27)씨 역시 “크리스마스를 껴서 연말에 놀러 가려고 했는데 취소할까 고민 중이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한 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방역 수칙을 뒤집는데 이젠 화낼 힘도 없다”며 “이럴 거면 왜 급하게 위드 코로나를 해서 혼란을 줬는지 모르겠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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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아·청소년 백신접종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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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방역 패스 ‘반대’…“거부할 권리도 있어야”


방역 패스를 확대하는 정부의 방침 또한 비판의 대상이다. 정부는 오는 6일부터 학원·PC방·영화관뿐만 아니라 식당·카페도 방역 패스를 적용한다. 이에 따라 백신 미접종자는 사실상 공공시설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한다. 내년 2월부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역 패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김수진 전국학부모단체 연합 대표는 “면역력이 좋은 아이들은 감기보다 더 가벼운 증상으로 코로나19가 지나갈 수 있는데 백신 부작용 감수하고서라도 맞을 이유가 없다”며 “정부가 사실상 백신 접종을 강제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청원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생이라 소개한 청원인은 ‘백신 패스(일명 방역 패스)다시 한번 결사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백신 맞고 죽는다고 해서 국가에서 보상해 주지 않고 인과성 인정조차 안 해주는 사례가 많다”며 “당연히 접종을 거부할 권리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올라온 지 열흘 만인 5일 기준 약 18만명이 동의했다.

한편 정부는 방역 패스 제도를 계속 유지할 방침을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식당과 카페를 포함한, 대부분 다중이용시설에 (방역 패스를) 적용하며, 실효성 있는 현장 안착을 위해 1주일의 계도 기간을 둘 것”이라며 “업종별, 분야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연말까지는 재택근무 등을 최대한 활용해 감염 확산의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여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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