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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전원 교체’ 초강수 이재용式 파격 인사… ‘뉴 삼성’ 변화,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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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4일 미국 출장을 위해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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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표이사 3인을 전부 교체한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는 미국 출장길에서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변화와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리더십 부재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미증유의 사태 속에서도 회사 최고 실적을 낸 대표이사 3인의 퇴진을 두고, 이 부회장이 ‘안정’보다는 ‘미래’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도 이런 파격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은 지난 2017년 사장단 인사에서 각각 반도체사업(DS)부문, 소비자가전(CE)부문, IT·모바일(IM)부문을 맡으며 ‘삼두체제’를 완성했다. 재계에서는 대표 3인방 체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봤는데, 대표 3인 모두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나란히 재선임 된 데다, 코로나19와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등 대내외 변수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에도 최고 실적을 내는 등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02조600억원을 기록, 지난 2018년 회사의 사상 최고 실적인 연간 매출 243조7700억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철저하게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성장해 온 삼성전자가 대표 3인을 교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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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세트부문장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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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는 이 부회장의 ‘뉴 삼성’에 기초,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꾀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표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인 30대 임원과 40대 최고경영자(CEO)를 탄생시키는 등 변화를 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드러난 이 부회장이 느낀 위기감은 시장의 예측보다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길에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봤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그 말로써 조직의 전면적인 쇄신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CE부문과 IM을 통합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앞서 삼성전자는 경영진단을 통해 IM부문의 경쟁력을 살폈다. 사내에서는 경영진단 이후 대규모 조직 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설(說)이 돌았고, 삼성전자는 이를 부인했지만 결국 CE와 통합되는 형태로 조직 개편을 맞았다.

IM부문은 5세대 이동통신(5G) 플래그십(최상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계속해서 애플에 밀리는 등 한계를 보였고, 중국 스마트폰의 부상으로 중저가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었다. IM부문의 전략 제품인 갤럭시Z(폴더블폰) 시리즈가 CE부문의 흥행작 ‘비스포크’에 포함된 것은 두 조직의 통합 내지는 협업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CE·IM 통합 조직 세트(SET) 부문의 수장이 된 것도 상징적이다. 한 부회장은 대표적인 TV 기술 전문가로, 15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달성한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부회장이 회사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는 ‘디스플레이’는 한 부회장이 사내에서 가장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당장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서 JY디스플레이로 불리는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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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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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파격적인 인사는 사장단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뒤이을 임원 인사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진다. 나이와 직급을 뛰어넘어 변화와 혁신으로 성장을 도모할 인재가 회사 전면에 배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기존 부사장과 전무의 임원 직급을 모두 ‘부사장’으로 통일하고, 임직원 승진 시 직급별 체류 기간을 폐지한다는 내용의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30대 임원과 40대 CEO 발탁이 가능하도록 회사 인사제도를 바꾼 것이다. 수평 지향적인 문화를 기반으로 젊은 경영진을 조기 육성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로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뿐 아니라 회사 구성원 모두에게 위기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이 부회장은 ‘이대로 정체돼선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번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 인사에서 변화의 의지를 보일 것이다”라고 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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