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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대표 다 갈아치웠다… 존재감 급부상한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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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해 6월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 앞에서 열린 '동료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동조합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관계자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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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을 둘러싼 논란에 시달린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연이어 대표 교체를 결정했다. 그 배경엔 존재감을 키운 양사 노조의 강한 압박이 있었다.

1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판교 인터넷·게임 업계 첫 노조인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설립된 지 4년이 채 안 됐을 만큼 노조 활동의 역사가 짧다. 업계 특유의 개인주의와 능력주의 성향이 더해져 그동안 제조업 등에 비해 노조의 영향력이 미미했다.

하지만 최근엔 대표 인선에 영향을 미칠 만큼 양사 노조가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지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정치권의 플랫폼 규제가 화두로 떠올랐고, 이런 상황에서 드러난 회사의 문제를 노조가 순발력 있게 공론화함으로써 직원과 주주의 지지를 얻고 사측에 요구를 관철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4월 설립된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최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자리에서 자진 사퇴하는 데 일조했다.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지난달 10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대량 행사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을 빚었다.

지난 4일 카카오페이는 공식 사과했지만 이튿날 노조가 류 대표의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을 철회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이 (대표 선임을) 밀어붙이면 류 대표만이 아니라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사상 첫 쟁의 돌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결국 지난 10일 류 대표는 내정자 자리에서 자진 사퇴했다.

노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태 원인 조사 등을 위해 노사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신뢰회복위원회’를 구성할 것도 지난 14일 사측에 요구했다. 노조는 “이해관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라며 필요한 대응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에선 지난해 5월 괴롭힘으로 인해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진 후 노조가 경영진의 책임 추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노조는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경영진에 책임이 있음을 주장하고, 이를 비판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단체행동을 벌였다. 고용노동부는 괴롭힘 사실과 이에 대한 경영진의 조치 의무 위반 사항을 확인해 노조에 힘을 실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책임자(GIO)는 사건 직후 자체 진상조사의 결과로 나온 이사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경영체계 쇄신’을 약속했다. 그 결과로 오는 3월 임기 1년이 남은 한성숙 대표가 조기 사임한다. 노조가 괴롭힘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오는 3월 임기를 다한 후 별다른 직책이나 역할을 부여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경영체계 쇄신이 자체 조사와 이사회의 권고에 따른 것일 뿐 노조의 요구와는 무관하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다.

다만 노조는 창설 이래 두 번째로 성사된 노사 단체협상을 이끌어내 이번 사건의 후속 대응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 사측도 정치권 비판으로 번진 문제의 재발 방지 대책을 오는 3월 새 대표 체제 출범 전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해 10월 시작한 단체협상의 6차 협상을 이달 중 갖고 재발 방지 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한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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