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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승진 보장된 김명수 대법의 재판연구관 5명, 인사 앞두고 단체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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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달 말에 있을 법원 정기 인사를 앞두고 대법원 재판연구관 5명이 한꺼번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법원 내 요직인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이 줄사표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각종 논란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의 리더십이 허물어지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조선일보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법원 전경./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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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작년 12월 법원행정처는 정기 인사를 앞두고 그만둘 생각을 굳힌 일선 판사들에게 사직서를 받았다. 그중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5명이 포함됐다고 한다. 부장판사급과 단독판사급으로 이루어진 재판연구관은 상고심 재판에서 대법관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인사권자인 대법원장과 가까운 위치에서 근무해 일선 법원 다른 요직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큰 자리로 꼽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법원행정처도 재판연구관 줄사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국내 유명 로펌으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로펌으로 가거나 변호사 개업을 하는 데 제약은 없다. 현행법상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만 퇴직 3년 이내에 연 매출 100억원 이상 로펌에 갈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법조인들은 “재판연구관들이 바로 변호사 업계로 가는 경우가 드물었던 것은 최고 법원 재판에 참여한다는 자부심 때문이기도 했다”며 “결국 법원 내부의 어수선한 상황이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017년 9월 취임한 이후 법원은 이른바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 행정권 남용’ 수사에 휘말렸고 그 과정에서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주류로 부상했다. 일부는 청와대 비서관으로 갔고 여당 국회의원이 됐다. 김 대법원장 본인은 여당이 탄핵 소추를 추진한다는 이유로 임성근 전 고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받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치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한 부장판사는 “오죽하면 김 대법원장과 가까운 재판연구관들이 대거 사표를 냈겠느냐”고 했다.

한편 인권법연구회 소속으로 ‘강성’으로 꼽히던 최한돈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도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장판사는 2017년 7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결의한 ‘법관 블랙리스트’ 조사를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이 거부하자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사직서를 올리며 항의했다. 이 ‘블랙리스트’는 검찰 수사를 통해 실존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 재판을 맡고 있는 김선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최근 정부의 ‘방역 패스’에 제동을 거는 결정을 내린 한원교·이종환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도 사직서를 냈다고 한다.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라는 ‘난파선’에서 선원(법관)들이 뛰어내리는 모습 같다”고 했다.

[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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