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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대천’ 해저터널 개통이 안 반가운 주민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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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원산도~안면도’ 국도 77호선 개통 뒤

여객선운항 축소·소음피해 하소연하는 주민


한겨레

원산도 저두 주민들이 지난 7일 낮 마을선착장에서 보령 해저터널이 개통돼 섬이 육지가 됐는데 생활은 더 불편해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주민들 뒤로 대천항을 떠난 여객선이 저두에 기항하지 않고 효자도로 운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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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병원에 좀 편히 다녔으면 좋겠네. 섬이 육지 됐다고 좋아들 하는디, 시골 노인네들이 운전할 줄 알간디? 우리 동네는 여객선 끊기고 시내버스도 안 다녀서 더 힘들어.”

지난 7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 원산2리 저두마을에서 만난 주민 정윤자(72)씨의 하소연이다. 지난해 11월15일 대천항~원산도를 잇는 77번 국도 보령 해저터널(길이 6927m) 구간이 개통된 뒤 되레 삶이 불편해졌다는 설명이었다.

저두는 보령 해저터널의 원산도 쪽 출구에 있어 국도 77호선 개설에 따른 혜택이 큰 지역으로 손꼽혔다. 그런데 막상 터널이 개통되고 나니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보령 시내버스가 새 길을 따라 원산도 북쪽 선촌항으로 운행할 뿐, 남쪽 끝에 있는 저두에 들르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에 저두를 들르던 여객선은 손님이 줄었다며 지난 5일부터 저두 기항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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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교통수단은 25인승 마을버스다. 마을버스를 타고 5㎞쯤 떨어진 선촌항으로 나간 뒤 시내버스나 여객선을 이용해 인근 섬이나 오천항, 대천항까지 나갈 수 있다. 고덕례(81)씨는 “삭신이 쑤시는데 짐이라도 있을 때면 버스 갈아타는 게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마침 여객선이 저두 선착장 앞을 지나가자 “터널 개통 전에는 여객선을 타고 선촌항, 효자도, 안면도, 보령시를 편하게 다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들을 괴롭히는 또다른 골칫거리는 소음이다. 11년 공사기간 동안 발파와 공사차량으로 인한 진동과 소음을 참아왔는데, 터널이 뚫리자 밤낮없이 드나드는 차량들 소음에 시달린다는 설명이다. 정부현 원산2리 이장은 “충남도와 보령시가 저두 사람들이 겪은 고통을 이해한다면 길 넓혀 시내버스를 다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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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도 저두 주민들이 지난 7일 낮 마을선착장에서 저두에 기항하지 않고 운항하는 여객선을 바라보고 있다. 주민들은 보령 해저터널이 개통돼 섬이 육지가 됐는데 생활은 더 불편해졌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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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터널과 연륙교 개통에 즈음해 신축 상가가 들어서는 등 기대감으로 들썩거린 선촌항 쪽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안면도 남단 영목항과 연륙교로 이어지는 선촌항은 면 출장소, 파출소, 우체국이 모여 있는 원산도의 중심인데, 선촌항 코앞에 있는 효자도 주민들이 여객선 운항이 끊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도 77호선 개통으로 대천항~저두~효자도~선촌 항로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선사가 지난해 9월 운항 중단을 내비쳤다고 한다. 선사는 1년여 전 안면도~원산도 연륙교가 개통되자 선촌~영목항(안면도) 노선을 줄인 바 있다.

이에 보령시는 지난달 효자도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운항손실보조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선사와 대천항을 기점으로 하루 세차례 운항하는 항로운항 협약을 맺었다. 효자도 주민들은 원산도~효자도 구간만 운항하는 도선이 필요하고, 운항 횟수도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계진 효자도 어촌계장은 “효자도는 때 묻지 않은 바닷가 풍경과 갯바위 경치가 아름답고 낚시도 잘된다. 원산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우리 섬에 쉽게 올 수 있어야 섬 발전과 주민 소득 증대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천항이 기점이 되면 해상 날씨에 따라 운항이 들쭉날쭉하고 요금도 비싸다”며 “땅을 사들인 외지인들은 돈 번다고 한다. 해저터널 공사를 한 11년 동안 충남도와 보령시가 원주민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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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도 선촌항 선착장에서 바라본 효자도. 효자도 주민들은 대천항이 기점인 여객선보다 원산도와 효자도를 왕복하는 도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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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륙교와 해저터널 개통으로 육지와 바로 연결된 안면도 남쪽 주민들 일부도 비슷한 처지다. 전성찬(70·태안군 고남면)씨는 “대천항~영목항 뱃길이 끊겨 자가용이 없으면 보령시내를 다니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호소에 김영섭 보령시 시정팀장은 “저두의 경우 시내버스를 경유하기 위한 방안을 찾겠다. 효자도~원산도 왕복 도선 문제는 선사와 올해 운항협약을 한 만큼 시간을 갖고 여객선 인허가 권한을 가진 대산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고효열 보령부시장은 “국도 77호선을 개통하는 데 주력하다 보니 원주민의 불편을 살피지 못해 송구하다. 하지만 해저터널과 연륙교 개통은 지역개발을 앞당기고 주민 소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효자도는 원산도와 연륙교로 연결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잘 보전된 자연경관을 살려 ‘차 없는 섬’ 등 친환경 개발을 통해 주민에게 이익을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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