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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시다 "한국에 적절한 대응 요구"…외상은 "독도는 일본 땅"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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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

1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정기국회 개회식 시정방침 연설에서 한국이 언급된 건 이 한 문장이었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10월 8일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다.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했던 것과 비교해도 표현과 분량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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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국회 개회식에서 시정방침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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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가 일본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인 두 차례의 국회 연설에서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해 '한국 책임'을 주장하며 일본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단 의지를 밝히지 않은 셈이다. 당분간 양국 관계의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한국의 '적절한 대응'이란 양국 간 주요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의 한일 외교장관 '위안부 합의'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이를 인정하지 않은 한국 법원의 판결을 시정할 수 있는 대책을 한국 측이 내놓으라는 주장이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시절부터 이같은 입장을 거듭해 밝혀왔지만,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면서 구체적 언급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지난해 1월 18일 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다. 현재 양국 관계는 매우 엄중한 상황에 있다"고 현재의 관계를 진단한 후 "건전한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조건 없이 만나겠다"



반면 북한에 대한 내용은 늘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 조건 없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납치피해자들의 하루라도 빠른 귀국을 위해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고 전력으로 대응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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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일본 국회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는 아베 신조(왼쪽),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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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02년 9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평양 회담 후 내놓은 북일 평양선언에 근거해, 납치·핵·미사일 등 북한 관련 모든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양국 간 국교 정상화 실현을 목표로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최근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북한 미사일 기술의 현저한 향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이른바 '적 기지 공격 능력'을 포함한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앞으로 현실을 직시하는 '신시대 리얼리즘 외교'를 펼치겠다는 뜻을 새롭게 밝히기도 했다. 미·일 동맹 강화와 함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호주, 인도 외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및 유럽 국가들과도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는 중국에는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하면서 책임 있는 행동을 강하게 요구하겠다"며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외상, 9년째 독도 영유권 주장



총리 시정방침 연설에 이어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의 외교 연설에선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이 반복됐다. 하야시 외무상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 영토"라며 "이 기본적인 입장에 입각해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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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7일 일본 국회에서 외교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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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상이 외교 연설에서 독도 영유권을 언급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내각 시절인 2014년 이후 9년째다.

하야시 외무상은 또 "한·일 관계는 옛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징용공)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면서 "나라와 나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은 국가 간 관계의 기본"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에서 하야시 외무상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즉각 철회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며 "일본 정부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히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질없는 주장과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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