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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철수, 긴급 탈출"…다급했던 '평택 화재' 당시 무전 녹취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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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진화작업 도중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시 한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1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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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이 숨지기 전 상황이 담긴 무전 녹취록이 공개됐다.

18일 SBS가 입수한 소방청 무전교신내역에는 송탄소방서 구조대3팀 소방관 3명이 구조활동에 투입돼 고립됐던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평택 냉동창고 화재 당시 큰 불이 잡혔던 1월 6일 오전 8시 26분쯤 고 이형석 소방경 등 3명은 창고 2층에 투입됐다. 이 소방경은 “지금 밑에서 수관(소방용 호스)을 올려야 하는데 수관이 부족해요. 이쪽으로 좀 신속하게 갖다 주세요”라고 요청한다.

송탄소방서 지휘부는 6분 뒤 구조3팀에 인명 검색을 추가로 지시했다. 그러자 이 소방경은 “현재 수관 연장하고 용기도 갈아야 하고 지금 아직도 수관 연장이 안되고 있어요”라고 답한다.

9시 7분 불길이 다시 커지자 지휘부는 구조대에게 “송탄구조 전원 철수하세요. 긴급 탈출 긴급 탈출”을 반복해서 지시한다. 9시 12분엔 “송탄구조대 두 명 자력 탈출했고, 3명 현장에 고립된 상태인 것 같음”, 이어 3분 뒤 “이형석 팀장 외 2명, 함몰. 현장에 고립된 거 같다”는 내용의 보고가 들어온다.

이번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들의 유족들은 인명 구조 작업에 투입 당시 라이트라인(발광 케이블)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방 무전에서도 이미 고립된 3명을 수색하는 시점인 9시35분쯤 “서탄 펌프는 라이트라인 하나 가져오세요”라고 요청하는 상황이 포착됐다.

소방청은 유족들에게 구조대가 ‘스마트 인명구조기’를 사용하고 있어 30초 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맨 다운’(Man downㆍ쓰러짐) 신호가 온다며 안전을 지켜서 구조활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무전 녹취록에는 “자꾸 경보기 오류가 나온다”는 스마트 인명구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듯한 정황도 드러났다.

한편 지난해 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와 울산 상가 화재에 이어 이번 평택 물류창고 화재로 소방관들이 연이어 순직하자, 소방공무원의 희생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재난 현장에서 활동 중 부상을 당한 소방관 수는 2013년 333명을 시작으로 2020년 1006명에 이르는 등 지난 7년간 단 한 차례도 줄지 않고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도 소방조직 지휘관에게 책임을 물었던 적은 한 번도 없고 지휘부의 입맛대로 소방공무원의 희생을 재단해왔다”고 지적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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