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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신석호]디지털 크리에이터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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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열정과 태도, 매력 삼박자 갖추고

행복하게 만든 콘텐츠가 소비자에 만족 선사

동아일보

신석호 부국장


요즘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크리에이터를 꿈꾼다. 모바일 온라인 환경이 심화되면서 창의력의 정도에 따라 개인과 조직의 브랜드와 영향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놀이 경험을 현대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교직한 영화 ‘오징어게임’, 한국 군대의 가혹행위를 다룬 웹툰이 드라마 ‘D.P.’로 변신해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타고 세계적인 대박 콘텐츠가 되는 상황은 많은 젊은 창작가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창작할 것인가에 있다. 동아일보가 새해를 맞아 ‘오겜’의 황동혁 감독, ‘D.P.’의 원작 웹툰 작가 김보통 씨 등 K콘텐츠의 ‘황금손’들을 인터뷰해 추려낸 ‘창의성의 원천’은 다섯 가지다. 어린 시절 온몸으로 즐긴 놀이, 각계각층과 즐기는 수다, 분야를 망라한 잡식성 관심,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준 독서, 뼛속까지 새긴 경험.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만나 들으라는 것, 한마디로 ‘행복하게 열심히 살라’는 이야기다.

디지털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흐름에 언론사 기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변화하는 뉴스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모바일과 디지털 기기로 무장한 독자들은 전처럼 뉴스를 읽고 보고 듣는 것에서 나아가 오감으로 경험하고 싶어 한다. 매스미디어가 전달하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흡수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매체와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선택해 건건이 전달받는 개인화 방식을 선호한다.

따라서 많은 기자들이 신문이나 잡지 기사, 방송 리포트라는 고전적인 표현 방식에서 나아가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 유튜브, 뉴스레터, 롱 폼의 디지털 내러티브 기사, 데이터 저널리즘 등 새로운 플랫폼과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허구를 창조하는 영화나 소설과는 달리 뉴스는 ‘팩트(fact)’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며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영화감독과 웹툰작가, 기자가 다를 바 없다.

몇 년 동안 새로운 시도에 나서는 선후배 동료들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동안 디지털 크리에이터로의 변신에 성공하는 이들에게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선 남다른 전문성이 있다.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온라인 공간의 소비자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해 쌓은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

자신의 전문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해 보겠다는 열정, 이를 위해 기꺼이 직역이 다른 전문가들과 협업할 수 있는 태도가 두 번째다. 전처럼 진실을 추구하면서 콘텐츠 기획자, 플랫폼 개발자, 디자이너와 데이터 분석가, 영상 전문가 등 자신이 잘 모르는 직역의 능력자들과 소통해야 한다. 수평적인 협업의 지혜와 자신이 모르는 전문성에 대한 존중, 리더십과 팔로십의 기술이 필요하다.

전문성과 의지, 태도를 가진 이들이 디지털 독자들이 요구하는 매력까지 가지면 금상첨화다. 플랫폼마다 장르마다 요구되는 매력이 조금씩 다르다는 게 포인트다. 유튜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자도 있고 뉴스레터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기자도 있다.

세 가지 자격을 갖춘 크리에이터들에게 창작은 일(work)이 아니라 즐거움(pleasure)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고 과정에 몰입하며 행복감을 느낀다.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돈도 벌리는 것처럼 즐겁게 만든 콘텐츠에 독자들의 반응도 따라온다. 만든 사람이 행복해야 소비자도 만족한다는 건 영화와 웹툰이 뉴스 콘텐츠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신석호 부국장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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