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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껍질 모자 쓴 92세 노모와 스님 아들의 여행…영화 '불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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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출가후 노모 아프단 소식에 40년만에 재회…3년째 전국 순례 과정 담아낸 다큐

어버이날이자 부처님오신날인 5월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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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효자 주요장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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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휠체어를 탄 92세 노모와 환갑을 넘긴 스님 아들이 함께 수박을 먹고 있다. 4남매 가운데 막내인 스님은 어린 시절이 떠올라 속을 다 긁어낸 수박껍질을 모자처럼 함께 썼다. 스님은 수박씨 하나를 어머니 미간에 붙이고선 "이제 보니 어머니가 관세음보살이네요"라고 말한다. 노모는 수박껍질을 뒤집어쓴 아들의 머리를 목탁처럼 두들긴다"

어버이날이자 부처님오신날인 오는 5월8일에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불효자'(佛孝子)의 일부다. 이 영화는 마가스님이 92세가 넘은 어머니와 함께 지난 2년간 전국 사찰을 여행한 과정을 연출 없이 촬영한 다큐멘터리다. 마가스님은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위해 고속버스를 법당으로 개조했다.

마가스님은 지난 18일 서울 조계종 총무원 2층 회의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3년전쯤 아프시다는 소식에 전라도 고흥을 찾아가 어머니를 뵈었다"며 "어머니 혼자 힘으로 생활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서울에 있는 절로 모셨다"고 말했다.

스님은 " 어머니와 함께 전국의 사찰을 구석구석 함께 돌아다니기 시작했다"며 "KTX 계단을 오르는 것도 쉽지 않아서 정말로 마지막 지구별 여행이 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스님은 "주변의 도움으로 버스를 법당으로 개조해 여행을 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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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스님은 지난 18일 서울 조계종 총무원 2층 회의실에서 영화 '불효자' 주요장면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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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효자'는 사전 기획 없이 여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마가스님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평소 알고 지낸 최진규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최진규 감독은 "영화감독이 아니라 일꾼 차원이었다"며 "막상 내가 할 일이 없어서 모자의 모습을 핸드폰으로 촬영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영화로 만들라고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제목은 원래는 어버이를 효성스럽게 섬지지 않는다는 뜻의 '아닐 불'자를 써서 불효자(不孝子)였다. 최 감독의 친형이 편집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부처 불(佛)'자에 불효자네"라고 건넨 말이 씨가 됐다. 최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부처 불자의 불효자로 바꾼 건이 제가 한 가장 큰 일"이라며 겸손해 했다.

마가스님이 스무 살 출가 이후 인연을 끊고 살았던 어머니를 다시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불교계에선 잘 알려졌지만 마가스님의 출가에는 아픈 가정사가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스님의 아버지는 수 차례 불륜을 저질렀다. 결국 어머니는 남편이 가출한 상태에서 마가스님을 낳아 키웠다. 마가스님은 떠난 아버지에게 고통을 남기겠다는 일념에 자살을 시도했으나 월정사 스님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마가스님이 출가한 것은 의식을 회복한 직후였다. 마가스님은 "아버지는 가출 50년만에 귀가해 5년 더 사시다가 돌아가셨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영화 '불효자'에는 유네스코 7대 사찰인 마곡사, 법주사, 부석사, 봉정사, 선암사, 대흥사, 통도사를 비롯해 경주 불국사, 부산 범어사, 양산 통도사 등 사찰과 자연 풍광이 한데 어우러졌다. 최진규 감독은 이 영화를 부처님오신날이자 어버이날인 5월8일에 개봉할 예정이며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에도 출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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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효자' 최진규 감독©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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