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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폭으로 갑상선암” 10~20대 6명 도쿄전력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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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21년 2월 13일 일본 후쿠시마현 소재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전경. 사고 난 원전 뒤로 오염수 저장탱크가 보인다. 후쿠시마=교도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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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출산도, 장래의 일은 생각할 수 없다.”

2011년 3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당시 15세 고교생이던 A씨는 2년 후인 2013년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대부분의 작은 갑상선암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A씨는 “수술하지 않으면 23세까지만 살지 모른다”는 설명을 들어야 했다. 수술 후에도 재발했다. 두 번째 수술을 받고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19세 당시 대학교를 그만뒀다. “암 때문에 오래 못 산다”고 말하는 자녀의 말을 들을 때마다 엄마는 “사고 때 빨리 피난 갔어야 했는데”라며 가슴이 무너진다.

A씨를 비롯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6~16세 아이였다가 갑상선 암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6명이 오는 27일 도쿄전력을 상대로 총 6억1,600만 엔(약 64억2,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19일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10~20대 젊은 사람이 어린 시절의 원전사고가 원인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변호인단 "체르노빌 당시 확인된 갑상선유두암... 피폭이 원인"


이들 6명은 원전사고 후 매년 후쿠시마현이 실시하는 현민건강조사 등을 통해 갑상선암으로 진단됐다. 2명은 갑상선의 한쪽만 절제했으나 4명은 재발해 모두 적출했다. 이 중에는 네 번이나 수술한 사람, 폐로 전이된 사람도 있다. 치료와 수술을 받다가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교를 자퇴하거나 퇴직당한 사람도 있다.

변호인단은 이들에게 발견된 갑상선암의 대부분이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소아·젊은이들에게 확인된 갑상선유두암이라고 밝혔다. 이 암은 유전적 요인 혹은 방사선 노출로 생기는데 유전 요인은 없어 피폭 이외 원인은 생각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전문가들은 갑상선암의 과잉 진단을 원인으로 주장하지만, 재발까지 한 사람이 많은데 과잉 진단 사례로 생각하기 어렵다”며 “도쿄전력은 발병 원인이 원전사고라는 것을 인정하고 시급하게 구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회의 "원전사고와 인과관계 인정할 수 없다"


하지만 후쿠시마현 전문가회의는 “현시점에서 원전사고와의 인과관계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후쿠시마현은 원전사고 당시 18세 이하, 사고 후 2012년 4월 1일까지 태어난 약 38만 명을 대상으로 갑상선암 검사를 하고 있다. 통상 소아 갑상선암 발병 수는 연간 100만 명당 12명 정도로 여겨지지만, 현 조사에선 지난해 6월까지 약 300명이 갑상선암 확진·의심 진단을 받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치료가 필요 없는 암을 찾아내는 과잉 진단 가능성”을 말하며 현민건강조사 결과는 물론 조사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현민들은 “갑상선 절제가 꼭 필요한 수준의 암이 젊은이에게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며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이 조사를 통해 갑상선암 진단을 받으면 의료비 명목으로 정부지원금과 도쿄전력 배상금으로 조성한 ‘현민 건강관리기금’이 교부된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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