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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방원처럼 처가 엄단" 이랬던 尹…洪이 꺼낸 갈등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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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 선거 캠프 참여가 일방적으로 파기된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제의 본질은 국정운영 능력 보완 요청과 처갓집 비리 엄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인데,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며 이렇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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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대전 서구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대전 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청년들의 구원투수' 유니폼을 입고 청년 당원들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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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오전 7시35분에 올린 이 글을 포함해 이날 오전동안 4개의 글을 잇달아 올리며 윤석열 대선 후보 측근 그룹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 의원은 “아무리 정치판이 막가는 판이 되었다고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나 당내 현안을 논의한 것을 공천요구 구태로 까발리고 모략하면 앞으로 어떻게 국정을 논의할 수 있겠나”(9시24분), “숨겨진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10시34분), “다른 건 몰라도 합의 결렬의 원인에 대해선 바로 잡아야 한다. 모함정치를 해선 안된다”(11시15분)며 격앙된 감정을 그대로 표출했다. 자신의 선대본부 상임고문 합류가 불발된 본질이 당초 알려진 자신의 ‘전략공천 요구’ 때문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앞서 홍 의원은 윤 후보와의 19일 만찬 회동에서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5곳의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 지역 가운데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에 각각 자신의 대선 경선을 도왔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의 전략공천을 부탁했다고 한다. 이에 다음 날 윤 후보 측은 “이게 바로 밀실공천이자 야합 정치” “구태 정치는 퇴출당해야 한다”며 홍 의원의 제안을 사실상 뿌리쳤다.



尹 "국회 본관 내방 쓰시라"




최근 홍 의원과 소통한 한 야권 인사는 홍 의원의 격노 배경을 두고 “윤 후보 측이 홍 의원을 배척하는 문제의 본질은 따로 있는데, 그걸 자신들이 언급할 수 없으니 홍 의원의 전략공천 제안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홍 의원이 19일 회동 뒤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청년의 꿈’에 올린 회동 결과 글을 지목했다. 홍 의원은 당시 글을 통해 국정운영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 등을 요구했다며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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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회동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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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사는 “홍 의원의 ‘국정운영능력’ 언급은 그간 선거를 도운 윤 후보 측근 그룹을, ‘처가 비리 엄단’은 김건희씨 등 윤 후보 처가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크다”“이를 홍 의원 배척의 명분으로 삼을 수 없으니 전략공천 요구를 빌미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공천 요구가 문제라면 서로 간 조율 과정을 거치는 게 우선”이라며 “독대 자리에서의 발언이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외부에 공표된 게 더 비상식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인사에 따르면 해당 글은 “회동 결과를 외부에 공표해도 좋다”는 윤 후보의 동의를 받아 홍 의원이 작성한 것이라고 한다. 이 인사는 “회동에서 윤 후보가 홍 의원을 ‘형님’이라고 칭하며 ‘국회 본관의 후보실을 형님 방으로 사용하시라’고 말하는가 하면, ‘처가 비리 엄단 선언이 필요하다’는 홍 의원 말에 ‘당선되면 태종 이방원같이 처가 비리를 잘라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회동 내내 두 사람 간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런 이견도 없었던 두시간 반 동안의 화기애애한 만찬이었다”며 “공천 추천 문제는 막바지가서 1분도 소요되지 않았고, 그외 향후 대선 전략에 많은 것을 논의했던 보람된 만찬이었다”고 적었다.



洪합류 여지 남긴 尹 "정권교체 위해 어떤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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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윤 후보와 홍 의원 간의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전날 당 사무총장을 겸하는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오전 연석회의에서 홍 의원을 겨냥해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의 자격은 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날 저녁 윤 후보는 홍 의원이 서울 종로 공천을 추천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따로 만났다.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사람이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원팀정신 정권교체, 반드시 이루어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당 관계자는 “홍 의원과 함께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 의원이 윤 후보 측근 그룹을 비판하면서도 윤 후보를 직접 겨냥하지 않는 점, 윤 후보가 홍 의원과의 결별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을 두고 “홍 의원의 합류 여지가 남았다”는 당내 분석도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대전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 ‘홍 의원과 다시 소통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당이 원팀으로서 정권교체를 해 나가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고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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