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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성남은 우리 땅”… 오리역 개발도 로비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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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게이트]

檢제출 정영학 녹취록서 “형이 밤마다 공무원 만나”

이재명 성남시장(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시절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성남시의회를 움직여 ‘대장동 일당’의 그림대로 대장동 개발을 진행했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구속 기소)가 또 다른 사업 추진을 위해 은수미 시장이 있는 성남시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이 21일 드러났다.

조선일보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1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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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일보에 공개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20년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불구속 기소)에게 “성남은 우리 땅”이라고 말하며 성남 분당구 오리역 인근 부지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김씨는 성남시 공무원들과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2019년 12월 23일 정영학씨에게 “이쁜 처녀에 꽂혀 있다”고 했다. 김씨가 언급한 ‘이쁜 처녀’는 성남 구미동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 사옥 부지로 보인다.

이어 2020년 3월 24일 김씨는 정씨와 나눈 대화에서 “LH가 층수 올려 달라는 것도 형(김만배)이 시청에서 거부(하도록) 해놨다”며 “오리역 사업은 무조건 (내가) 할 거야”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구박하더라도 거머리같이 붙어라. 성남은 우리 땅이야”라며 “영학이하고 하나로마트 (부지 개발을) 할 거다”라고도 했다. 하나로마트 부지는 LH 사옥 건너편에 있다. 이에 정씨는 “(자금 조달) 구조는 완벽하게 짜놨습니다”라며 대장동 사업에 참여했던 하나은행 측과 자금 조달액을 맞추기로 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하나은행은 2015년 ‘화천대유’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대장동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참여했다.

이후 2020년 3월 24일 김씨는 LH 사옥 부지를 두고서 “우선 층고를 한 20층 넘게”라고 했다. 이에 정씨가 “오피스(사무용 건물)로도 승부가 난답니다”며 은행권의 수익성 평가내용을 김씨에게 건넸다.

녹취록에는 김씨가 오리역 부지 개발을 위해 성남시와 시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이는 내용도 나온다. 김씨는 2019년 12월 23일 정씨에게 “(성남시) 주택국장과 도시계획국장을 만나 다 계획을 짜고 있다”고 했고, 2020년 6월 17일에는 “내가 성남을 떠날 것 같니? 이 일을 하기 위해서 형(김만배)이 밤마다 공무원들을 얼마나 만났는데. 성남시”라고 했다.

특히 김씨는 2020년 7월 6일 정씨에게 “잘못하면 너하고 나하고 구속이야”라며 “공무원들이 지네들 밀착된 업체들 뒤로 받아가고 하는데, 위에서 물을 많이 부어야 밑으로 내려간다”고 했다. 또 “내가 저녁마다 (성남시 공무원) 만나고, 주말마다 시청 사람들 데리고 가서 공(골프) 치는데”라며 “(성남시의회) 의원들 로비는 (성남시) 의원 통해서 해야 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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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시개발공사, 성남시의회, 성남시 관련 김만배씨 혐의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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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선 “대장동 사업 때도 김씨가 금품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큰데 성남시 공무원은 한 명도 사법처리되지 않았고 성남시의회 쪽 수사 성과도 현재까지 최윤길 전 시의회 의장이 유일하다”는 말이 나왔다.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그동안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이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정민용 전 투자사업파트장이 유일하다. 유동규씨는 김만배씨로부터 700억원을 받기로 한 상태에서 5억원을 받은 혐의가, 정민용씨는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씨로부터 35억원을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최근에서야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구속됐는데 이는 검찰이 아니라 경찰이 수사한 것이었다. 최윤길씨는 화천대유 고문으로 취업해 8000만원의 금품을 받고 41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2012년 7월 김씨는 민주당 소속 성남시의원들을 움직여 새누리당 소속으로 성남시의회 의장 선거에 출마했던 최씨를 당선시켰다. 이후 그는 화천대유와 성남시가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설립 조례안을 시의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에 최씨를 활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 법조인은 “김만배씨가 성남시청과 시의회, 성남도개공까지 손에 쥐고 좌지우지했던 셈”이라고 했다.

한편, 은수미 성남시장은 이날 “김만배씨를 모른다”고 했다. 또한 성남시는 “현재까지 LH 오리 사옥, 하나로마트 또는 그 대행자로부터 지구단위계획 변경 요청 등을 제안받은 적이 없다”며 “하나로마트 부지는 구미동역 추가 설치와 관련해 용인시와 공동 용역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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