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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고꾸라져 사망한 말은 퇴출 경주마 '까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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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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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태종 이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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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동물 학대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동물보호단체가 잇따라 제작자 등 관련자들을 고소하면서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100여개의 동물단체는 21일 '태조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드라마 제작진을 동물보호법 상 동물학대 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을 통해 "낙마 장면을 촬영하면서 (말의) 앞다리에 와이어를 묶었다"며 "(이 상태로) 말이 달리다 사람들이 와이어를 세게 잡아당겼고, 이에 전력 질주를 하던 말이 공중으로 떠올라 목이 90도로 꺾인 채 머리를 땅바닥에 내리 꽂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사고 직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 누구도 말의 안위를 확인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심각한 부상을 당한 말은 결국 1주일 후에 죽었다"고 밝혔다.

동물단체는 해당 논란과 관련해 해외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 이들은 "미국에서는 1939년 이후로 '태종 이방원'처럼 트립 와이어를 사용해 말을 고꾸라뜨리는 촬영 기법이 금지돼 있다"며 "이런 기법이 2022년에 우리나라에서 공영방송의 드라마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게 경악스럽다"고 적었다.

앞서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태종 이방원'처럼 와이어를 사용해 말을 넘어뜨린 영화가 1936년 개봉한 바 있다. 영화는 19세기 크림전쟁을 다룬 '경기병 여단의 돌격'으로, 영국 기마병 600명이 대포로 무장한 러시아군에 맞선 발라클라바 전투를 재연한 장면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제작진은 기마병들이 쓰러지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철사로 된 덫을 설치했고, 이에 말 25마리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건 이후 3년 뒤, 미국인도주의협회(AHA)는 미국 배우조합(ASG)과 영화에 동물이 등장할 경우 모니터링을 거쳐야 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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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동물권보호단체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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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보호단체 카라 역시 지난 20일 '태종 이방원' 책임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어 이들은 21일 "국내 방송 및 영화 촬영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체로 은퇴한 경주마에서 나이가 많거나 경기 성적이 좋지 않은 말들이 대마업체를 통해 촬영 현장에 동원되는 것이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다"며 "말 대여 관계자와 직접 소통한 바에 따르면 '태종 이방원'에서 사망한 말 또한 경주마에서 퇴출된 '까미'라는 이름의 말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라는 "동물 역시 고통을 느끼는 존재인 만큼 촬영장에서 쓰이는 소품이나 도구가 될 수 없다"며 "시청자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이번 상황을 단순히 '안타까운 일'로 매듭짓지 말고 학대 사실에 관한 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동물학대 논란은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가 '태종 이방원' 촬영장에서 말을 강제로 바닥에 쓰러트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면서 확대됐다.

해당 장면은 지난 1일 방영된 '태종 이방원' 7회에 연출된 이성계(김영철 분)의 낙마 장면으로, 촬영장에서는 말의 두 앞발에 와이어를 묶고 말이 달리면 촬영진 여러명이 뒤에서 와이어를 당겼다.

이에 KBS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사고에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KBS는 오는 22~23일 편성한 태종 이방원 13·14회를 결방할 예정이다. 또한 7회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KBS는 오는 24일 동물권 단체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지선 기자 wc_100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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