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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도 인정 안 해"…중대재해에 '특단 조치' 나서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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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편집자주] 산업 현장의 안전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부터 상시근로자 50명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시행된다. 모호한 법 내용과 과도한 처벌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사업 현장에선 사고를 줄이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히고 있다. 초읽기에 들어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둔 기업들의 준비 상황, 유의해야 할 점, 산업에 미칠 영향, 보완 입법 방향 등을 짚어본다.

[MT리포트]'중대재해처벌법' 방아쇠는 당겨졌다②

법의 완성도를 떠나 이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은 목전에 다가왔다. 현장인력 활용도가 높은 산업군을 중심으로 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한편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성과는 아예 인정하지 않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기업도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인해 이미 물꼬가 터진 현장 자동화·무인화 추세가 더 빨라질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대재해법 시행이 산업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에 더해 각 기업 자체 규제까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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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선사 해외사업장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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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화학부문 주력계열사 롯데케미칼은 최근 강화된 안전규정을 전 사업장에 적용했다. 향후 3년간 총 5000억원을 안전환경에 투자해 시스템을 갖추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러면서 아무리 큰 성과를 냈더라도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사업장의 성과를 회사 차원에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중대재해법 취지보다 한 층 수위가 높은 제재다. CEO(최고경영자)가 구속까지 이를 수 있도록 정한 법 상 처벌에 더해 사내 제재조치를 통해 해당 사업장의 전 직원이 책임을 나눠지게 했다. 법이 사실상 현장근로자의 책임을 전혀 묻지 않는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고 있는 터라 의미가 더 크다.

화학사만큼이나 현장설비 관리 측면에서 인력 활용도가 높은 조선 철강 중공업사들도 일제히 분주하게 대안 마련에 나섰다. 기존 안전조직을 늘리는 한편 담당 임원의 숫자도 확대하고 있다. 상무보급 전체 승진 인원의 40%를 현장 출신으로 배치한 포스코가 대표적 사례다.

안전 관련 외부 컨설팅은 '필수'가 됐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로펌을 통해 안전진단과 중대재해법 대응책을 의뢰하고 있다. 로펌이 특수를 맞았다. 기업들은 앞다퉈 이를 바탕으로 사내 안전의식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본사만 챙겨서 될 일이 아니다. 현장 운영의 적잖은 부분을 협력업체 인력들이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상대적으로 안전교육 여력이 부족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포스코에서 직접 방문해 안전보건 관련 상담을 지원하는 '찾아가는 안전버스' 운영을 시작했다.


"산업안전법, 현장 무인화 전환 도화선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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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안전사회시민연대 관계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 앞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정몽규 회장과 대표이사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2022.1.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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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계에도 긴장감이 읽힌다. 한화그룹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사업장 별 위험성 평가 및 비상대응 시나리오를 구체화하고 있다.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을 새로 선임해 현장 단속에 나선 것은 물론이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도 컨설팅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안전전담조직 출범을 준비 중이다.

아무리 단속해도 불안하다. 이미 법 시행 직전에 건설현장과 중공업 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기업에 대한 무한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현장근로자들도 안전의식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 시행을 현장안전인식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 구조적 변화의 조짐도 읽힌다. 이번 법 시행이 현장의 무인화와 자동화를 더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한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8~2019년 연이어 현장 인명사고를 겪은 (주)한화는 이후 대전사업장에 대해 대대적인 원격화·무인화·자동화 전환 투자를 했다.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이후 사고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AI(인공지능)과 메타버스(가상현실에 실제를 적용한 개념)를 활용하는 현장관리가 이미 시작된 상황이다. 조선사들이 이미 메타버스 현장에서 초대형 선박의 디자인과 기능을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두산 등은 속속 원격 중장비를 내놓고 있다. 관련 신기술의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현장 혁신 속도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한 중공업 기업 고위관계자는 "법 시행과 함께 현장에서 여러가지 변화가 감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이나 고객사들에서도 중대재해법에 대한 문의가 올 정도"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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