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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 금리 0.4%p 올렸다는데…가입하려니 1~2%대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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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머니투데이

# 최근 은행들이 적금 금리를 올렸다는 뉴스를 본 50대 주부 A씨. 은행원인 아들에게 전화해 금리가 높은 상품을 추천해 달라고 했으나 "아직 수신금리가 낮다"며 기다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금리를 더 얹어주는 '특판 상품'을 기다리기로 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주요 은행들이 최대 0.5%포인트(p) 가량 예·적금 금리를 올렸지만, 평균 인상폭은 기준금리 인상폭(0.25%p)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수신 상품에만 최대 인상폭이 적용돼 소비자가 금리 상승을 체감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대출 금리 인상폭은 가파르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최근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지난주 예·적금 금리 조정을 마무리했다. 은행들은 최대 인상폭을 0.3%~0.5%p로 제시했지만 일반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상폭은 기준금리 인상폭(0.25%p) 수준에 그친다.

5대 은행 예·적금 상품 중 만기 1년, 개인 대상 상품만 추려 계산한 결과 예금 금리 인상폭은 평균 0.23%p, 적금은 평균 0.25%p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수신금리 현실화'를 직접 권고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때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엔 대다수 예·적금 금리를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높게 올렸으나 이번엔 낮은 인상폭을 적용했다.

최대 인상폭을 적용한 상품도 크게 줄었다. 은행마다 적금 1개씩만 최대폭으로 금리를 올렸다. 이마저도 일부 상품은 '타깃 고객'이 정해져 있는 특화 상품이었다. 농협은행이 금리를 가장 높게 올린 적금은 '자유로우대학생적금'으로, 대상 고객은 미취학아동과 초·중·고등학생이다. 신한은행은 '신한 마이홈 적금' 금리를 최대치로 올렸는데, 신한은행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가 대상이다.

주요 은행 예금 금리는 여전히 1%대, 적금 금리는 2%대에 머무르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비교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예금 금리는 0.8~2.05%다. 적금의 경우 자유적립식 적금 1년제 기준 금리는 1.1~4.4%, 정액적립식 금리는 1.1~5.5%다. 4~5%대 금리를 주는 상품은 나란히 하나씩에 그친다.

반면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날 현재 4대 시중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신규 코픽스 연동) 금리는 3.71~5.21%다.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금리인상 본격화 전인 지난해 6월보다 상·하단이 각각 약 1.5%p, 1%p 올랐다. 1년 전 2%대가 대세였던 신용대출(1등급·1년) 금리는 3.511~4.85%로 올랐다.

은행권 전체를 봐도 예·적금과 대출 금리 인상 폭과 속도 차이는 뚜렷하다. 지난해 8월 한은이 1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후 은행권 순수저축성예금(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3개월 동안 0.35%p 올랐다. 11월 금리는 평균 1.51%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0.43%p 오른 3.61%다. 예대금리 차이(잔액 기준)도 지난해 9월 2.14%p, 10월 2.16%p, 11월 2.19%p로 계속 벌어졌다.

소비자 체감은 아직 크지 않지만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대폭 상향 조정한 이후부터 예대금리 차이가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예대금리 차가 축소되고 있는 동향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더디지만 예대금리차가 서서히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도 난감해 한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예·적금 금리를 파격적으로 올리고 싶어도 대출 금리가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며 "시장 금리 인상 추이를 보기 위해 우선은 특화 상품 등 조달비용을 크게 늘리지 않는 상품의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4~5%로 조여야 하기 때문에 대출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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