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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北, 순항미사일 발사로 '몸풀기'? 올 들어 5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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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최근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시사한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들어 4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렸고, 오늘(25일)은 순항미사일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한편에서는 열병식 준비 동향이 꾸준히 관측되고, 풍계리 핵실험장 관련 활동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고강도 무력 시위에 앞서 '몸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 정찰기 U-2 드래곤 레이디가 공개 정찰 활동을 펼치는 등 한·미 군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 北, 오늘 순항미사일 발사…“장시간 내륙 비행”

우리 군은 북한이 오늘 오전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발사 지점과 비행 거리 등의 제원은 분석 중이라며 꽤 오랜 시간 내륙 비행을 했다는 점만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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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21년 9월 11일과 12일 실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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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한은 1월과 3월, 9월 등 최소 3차례 넘게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특히 9월 발사의 경우 북한은 '8자형 비행궤도' '1500㎞ 비행거리' 등을 언급하며 성능 개량 의지를 명확히 했습니다. 당시 이 미사일 앞에는 '전략 무기'라는 수식어도 붙었습니다. 순항미사일을 핵 전력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오늘 발사도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장시간 내륙 비행이라는 군 당국의 설명으로 추정해보면 오늘은 저고도 지형추적 비행 능력과 최대 사거리를 함께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해상 비행과는 또 다른 차원의 순항미사일 시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에서 지형추적 비행이란 산, 건물 등 지형 장애물을 회피하면서 저고도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속도는 느리지만 수십 미터 고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레이더로 탐지하기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쏠 때마다 군 당국이 제대로 탐지를 했는지 논란이 일곤 했습니다. 이번에도 군 당국이 발사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비슷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군 관계자는 “관련 징후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다”고만 했습니다.

■ 고강도 도발 앞두고 순항미사일로 '포문'

오늘 발사는 시기적으로도 주목할 만합니다. 올해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두 차례 발사한 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과 북한판 에이테킴스(KN-24)를 잇따라 쐈습니다. 이어 정치국 회의에서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시사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무력 시위를 하겠다고 공표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 첫 포문을 순항미사일로 연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능력은 꾸준히 향상하고 있지만 아직은 저강도 도발로 분류됩니다. 순항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위반에 해당되지 않고, 군 당국도 탄도미사일과 달리 즉각 발사 사실을 알리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를 고강도 무력 시위로 가는 초기 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인공위성, ICBM 등 높은 수준의 도발은 김일성 생일이 있는 4월쯤으로 예상된다”며 “그때까지 분위기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 다음 달 열병식 준비? 풍계리 움직임 포착

북한의 열병식 준비 동향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이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에서 1천~2천 명의 군중을 동원해 열병식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열병식은 다음달 16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자리에서 신형 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이 공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인 2월에는 중국을 의식해 직접적인 도발 대신 열병식 같은 저강도 무력 시위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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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4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지대지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가 등장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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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북한이 일부 갱도를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활동이 포착되는 점도 주목됩니다.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지난 2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차량 통행 흔적과 제설 작업 동향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일부 관리시설이 유지되고 있지만, 갱도 복구 활동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4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핵 관련 활동을 재개한다는 신호를 계속 주면서 대미·대남 압박 수위를 높여나가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미국, 北 보란 듯 U-2 띄우며 견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도 지난 12일 한반도 상공에 전략정찰기 U-2를 띄우고 견제에 나섰습니다. 고고도 정찰기인 U-2는 5만~7만ft(15.2~21.3㎞) 고도에서 고해상도 영상장비를 통해 100~200㎞ 떨어진 지역의 사진을 찍고, 지름 1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북한 열병식이나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 동향을 속속 들여다보겠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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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고고도 정찰기 U-2S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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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군용기들은 작전을 펼칠 때 보안을 위해 위치발신장치를 끄고 운항하지만 이번에 U-2는 해당 장치를 켜고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이 때문에 비행 사실이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에 잡혔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이 대북 경고 차원에서 오랜만에 U-2의 정찰 활동을 노출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근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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