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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스펙’ 모두 유죄, 사모펀드 6개 혐의 유죄… 조국에도 적용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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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징역 4년 확정… 대법, 보석 신청도 기각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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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적용된 혐의 15개 가운데 12개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검찰로서는 ‘공소권 남용’ 비판에 대한 부담을 덜고 수사의 정당성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녀 입시 비리 관련 혐의는 1~3심 재판부 모두 ‘유죄’로 판단해 재판 심급별로 이견이 없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2차 전지 회사 WFM 주식 거래 등 사모펀드 관련 비리, 증거 인멸 및 증거 은닉 교사 혐의도 대법원은 2심처럼 유죄 또는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는 대법원에서도 무죄가 유지됐다. 이로써 정경심씨의 형량은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약 1060만원으로 확정됐다.

정경심씨 입시 비리 혐의의 핵심 증거는 이른바 ‘7대 스펙’이었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확인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확인서, KIST 인턴 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부산 A 호텔 인턴 확인서 등으로 대부분 조 전 장관 또는 정경심씨가 직접 작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도 이 7개 모두를 허위라고 판단했다.

이 가운데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확인서 등 스펙 4개는 조국·정경심씨 부부의 딸 조민씨의 고교 생활기록부에 반영돼 고려대 입학 때 활용됐다. 이를 두고 2심 재판부는 작년 8월 판결에서 “교육 기관의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하고 입시 제도와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믿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조씨의 입학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인 고려대는 이날 대법원 선고 이후 원론적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고려대 관계자는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에서 규정과 절차에 따라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작년 8월부터 5개월째 조씨의 입학 취소 여부를 논의해 왔다. 부산대는 작년 8월 정경심씨의 2심 판결 등을 검토해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했다.

정씨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WFM 주식 거래 혐의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일부 유죄가 선고되자 친(親)조국 인사들은 “사모펀드 관련 혐의는 모두 다 무죄”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사모펀드 관련 세부 혐의 11개 가운데 6개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시장경제 질서를 흔드는 중대 범행”이라고 판결문에 적시했고 대법원도 이견이 없었다. 가령, 정씨가 거래한 WFM 주식 14만4000주의 경우, 동생이나 단골 미용사 계좌를 이용해 장내에서 차명 거래한 2만4000주는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코링크PE 관련 증거인멸교사, 자산관리인을 통한 증거은닉교사, 연구 보조원 수당 사기 수령 등의 혐의도 2심의 유죄 판단을 수용했다.

이번에 대법원은 동양대 총장 직인(職印) 파일과 상장 양식이 저장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의 증거능력도 인정했다. 정씨는 재판 내내 “동양대 조교 김모씨가 임의 제출한 PC는 포렌식 과정에서 자신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아 위법 수집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동양대가 PC를 관리하고 있어서 압수수색 절차에 정씨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는 별도로 진행 중인 조국 전 장관의 1심 재판에서 조 전 장관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1부(재판장 마성영)는 지난달 동양대 PC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고, 이에 반발한 검찰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제기해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이번 대법 판결로 동양대 PC가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7대 스펙’ 중 조 전 장관이 작성했다는 서울대와 부산 A 호텔 인턴 확인서에 대해 이날 대법이 ‘허위’라고 확정한 것도 조 전 장관에게는 ‘악재’라는 말이 나왔다. 조 전 장관은 역시 유죄로 확정된 정경심씨의 ‘자산관리인을 통한 증거은닉교사’ 혐의의 공범이기도 하다.

이날 선고 후 이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 검사장은 “정의와 상식에 맞는 결과, 수사팀은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오늘 저녁은 가족이 모여 따뜻한 밥을 같이 먹을 줄 알았으나 헛된 희망이 되고 말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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