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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오수, 박은정과 전화… 성남 FC 의혹 금융 자료 요청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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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U 요청건 다시 검토해보라” 총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지시

대검 “절차상 문제 지적한 것”

검사·수사관 수백명 “성남FC 수사 왜 막았는지 밝혀라”

조선일보

김오수 검찰총장이 1월 2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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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이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네이버 등 기업들이 낸 후원금에 대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금융 자료를 받아 달라는 성남지청의 요청을 직접 반려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대검의 한 부서를 통해 성남지청의 요청을 보고 받은 김 총장이 박은정 성남지청장에게 전화로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검찰총장이 일선 지청의 FIU 요청 건에 대해 직접 지시를 내리는 것은 드문 일이다. 법조계에선 “김 총장이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에 대한 수사에 부담을 느낀 것”이란 말이 나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지청은 작년 6~7월쯤 네이버 등 성남 관내 기업들이 성남 FC에 후원금을 낸 것과 관련한 금융 자료를 FIU에 확인해 달라고 대검에 요청했다. FIU는 수상한 자금 흐름을 감시하는 기관이다. 대검은 이 사건의 중요도를 판단해 이를 김 총장에게 보고했다. 그 뒤 김 총장이 박은정 지청장과 전화 통화를 하다 “FIU 요청 건을 다시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후 박 지청장이 이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성남지청 수사팀의 보고를 묵살하면서 수사는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검은 “김 총장이 박 지청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FIU 요청 건에 대해 지시한 것은 맞는다”고 했다. 다만 “수사를 막은 것은 아니고, 성남지청이 경찰에서 별도로 수사 중인 내용까지 함께 금융 자료 제공을 요청해 ‘절차상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성남지청 수사과는 2015~2016년 성남 FC에 네이버가 후원금 40억원을 낸 것과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고 있었다. 경기 분당경찰서가 2018년 6월부터 성남 FC에 후원금 160억여 원을 낸 네이버·두산 등 6개 기업 전체를 수사한 사건과 별개로 조사한 것이다. 한 법조인은 “성남지청 요청 자료 중 검찰이 수사 중인 부분만 대검이 승인해도 되는데, 총장이 그것조차 막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2015~2017년 네이버·두산 등 6개 기업이 성남 FC에 160억원가량의 후원금을 내고, 성남시로부터 사업상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제3자 뇌물죄)이 핵심이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였다. 경찰은 2018년 6월 야당의 고발로 수사를 시작했지만 3년 3개월 만인 작년 9월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지 않았다.

이후 고발인의 이의 신청을 받은 성남지청은 경찰이 무혐의 처분한 성남 FC 사건을 넘겨받았다. 성남지청 박하영 차장과 주임 검사 등은 경찰 수사 기록을 검토, 경찰 수사가 미진하니 ‘검찰 재수사’나 ‘경찰에 보완 수사 요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박은정 지청장이 ‘기록 검토’를 이유로 한 달 넘게 사건을 뭉갰고, 이에 반발한 박 차장이 지난 25일 사표를 낸 것이다.

박 지청장은 이날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수사팀 기록 28권 8500여 쪽을 사본해 면밀히 검토했고, 수사팀과 견해 차이가 있어 검토 의견을 기재했다”며 “이후 수원지검에 보고하기로 하고 준비하던 중 박 차장이 사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건을 뭉갠 것이 아니라 검토 중이었다는 취지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선 “납득이 되지 않는 해명”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 차장검사는 “통상 지검장, 지청장 등은 간략한 사건 요약 보고를 받고, 지휘·지침을 내린다”며 “지청장이 8500쪽짜리 수사 기록을 검토하면서 사건 처리를 지연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했다. 한 법조인은 “박 지청장이 사실상 수사를 뭉갰다고 실토한 것”이라고 했다.

박 차장이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사직 인사 글엔 이날 현재 검사와 수사관들이 350여 개의 댓글을 달고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진실을 알고 싶다” “박 차장의 사의 표명은 단순한 수사 견해 차이가 아닌데 법무부와 대검이 사안을 축소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박영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는 “사람들이 그러더라, 사표를 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박 차장이 왜 나가냐고”라고 했다. “마지막까지 검사로서 소신을 지키려 한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는 응원 댓글도 많았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날 “수사팀의 재수사 의견을 묵살했다”며 박 지청장을 직권남용, 강요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대검은 이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 반발과 정치권·법조계를 중심으로 ‘외압’ 의혹이 제기되자 더는 수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이 재수사하면 성남지청 수사과가 네이버와 관련해 자체 조사한 사건과 경찰이 네이버·두산 등 6개 기업 전체에 대해 수사한 후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가능성이 크다. 김오수 총장이 지난 26일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지시한 ‘성남지청 사태’에 대한 경위 조사는 수사와 별개로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선 “친정권 검사로 분류되는 박 지청장과 신성식 지검장이 제대로 이 사건을 수사하고 경위 조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왔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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