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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악화 보험사 속출…DGB생명 지급여력 100%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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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금리 인상 여파로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지급여력(RBC) 비율이 법정기준인 100%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GB생명보험의 1분기 RBC 비율은 84.5%로 전년 223.6% 대비 139.1%포인트 급락했다.

RBC 비율은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일시에 지급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주요 항목이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는데 DGB생명의 경우 이를 지키지 못했다. RBC 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보험업법상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이는 금융당국 감사를 비롯해 영업정지 등 강력한 조치의 근거가 된다. RBC 비율이 100%를 넘기지 못해 한때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던 MG손해보험처럼 금감원의 파견 감독관이 상주할 수도 있다.

1분기에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보유한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해 DGB생명의 RBC 비율도 급락했다.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DGB생명은 유상증자를 비롯해 신종 채권 발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본금을 끌어올려 RBC 비율을 다시 100%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달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이를 1분기 말 RBC비율 산정에 포함하면 108.5%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추가 자본 확충 등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기준인 100%는 넘겼지만 당국 권고치인 150%에 미치지 못한 보험사들도 속출했다.

한화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말 RBC 비율은 122.8%로 전 분기 말보다 54.1%포인트 급락했고 NH농협생명도 131.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흥국화재의 RBC 비율은 146.65%로 전 분기 말보다 8.7%포인트, DB생명은 139.14%로 18.5%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채권가격이 추가로 하락해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되면 법정 기준 미만으로 RBC 비율이 추락하는 보험사도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대책 마련을 고민 중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22일 이찬우 수석부원장 주재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RBC 비율 하락 관련 미팅을 열고 신지급여력제도(K-ICS) 조기 도입 등을 논의했다. K-ICS가 도입되면 회계기준이 변경돼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도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받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 예상보다 금리가 너무 빠르게 오르면서 보험사들이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RBC 비율 하락이 속출하고 있다"며 "다들 금융당국의 빠른 대책 마련을 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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