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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밸류에이션의 진화, 주식·채권 반영 움직임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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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이달의 ESG 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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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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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를 주식·채권 등 자산군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반영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저마다 ESG 지표를 기업 평가항목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용평가사도 신용등급 평가에 ESG 요소를 반영하는 등 모습이 눈에 띈다.

16일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일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시장·산업·종목 분석 보고서 중 'ESG'가 제목에 들어간 보고서의 수는 2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21년 1월~5월16일) 발간 건수 137건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제목이 아니라 본문에 'ESG'라는 문구가 들어간 보고서의 건수도 같은 기간 2339건에서 3455건으로 48% 가량 증가했다.

조사대상 시점을 넓혀보면 2020년, 즉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지속가능 경영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때부터 증권가에서도 분석이 본격화된 것을 알 수 있다.

2010년 1월부터 2019년 12월말까지 10년간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제목 기준 ESG 보고서의 수는 634건에 불과하지만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만 2년4개월여 기간 동안 발간된 보고서 수는 926건에 이른다. 본문에 ESG라는 단어가 들어간 보고서의 숫자를 비교해도 같은 기간 1113건(2010년 1월~2019년 12월)에서 1만3589건(2020년 1월~2022년 5월 현재)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분석내용도 다양하다. NH투자증권은 개별 종목 분석보고서에 해당 종목의 자산·수익가치 관련 분석이나 전망 뿐 아니라 ESG 관련 주요 체크리스트 항목들에 대한 현황을 담았다. 주주·이사회 구성이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여부 등 G(지배구조) 항목에서부터 여성 임직원 비율이나 계약직 비율, 근속 연수 및 인당 교육시간 등 S(사회) 항목, 에너지 사용량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등 E(환경) 항목 등을 담은 ESG 분석결과까지 매번 내놓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16일 '윤석열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 중 자본시장, 그 중에서도 G 항목에 관련한 이슈들을 추려내 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신영증권은 개별 종목에 대한 ESG 탐방 보고서를 잇따라 내고 있고 한화투자증권은 각 산업별 ESG 이슈 및 해당 ESG 요소들이 분석대상 기업의 펀더멘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소개하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ESG 보고서 발간 건수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지난해 이후 ESG와 관련한 국내외 정책 흐름이 기업의 이익창출 동향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사안들이 잇따른 데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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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지난해 EU(유럽연합)만 하더라도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미미한 나라에서 수입되는 주요 제품에 관세 성격의 부과금을 매기는 CBAM(탄소국경조정제도)를 발표한 데 이어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탄소세 도입 비전을 잇따라 내놨다. 최근에는 공급망 이슈가 화두로 떠오른다.

공급망 이슈도 빼놓을 수 없다. 기업이 재화를 생산하거나 용역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원자재나 부품 등을 각종 협력업체들로부터 받는다. 그런데 재화·용역의 생산·제공과정에서 ESG와 관련한 부정적 이슈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공시해야 할 의무가 기업에 부과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이 해당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주요 고객과의 거래선이 끊어지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직접적으로는 국민연금 등 주요 투자자의 행보가 증권사들로 하여금 ESG 분석 보고서 발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국민연금은 ESG 보고서 발간 건수가 많은 증권사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내용의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선정 기준' 개정안을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평사들도 ESG를 기업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ESG를 위험(리스크) 뿐 아니라 기회요인으로까지 염두에 두고 분석하는 주식 위주 분석과 달리 신용평가사들은 ESG와 관련한 부정적 이슈로 인해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 및 상환능력에 영향이 있을지에 초점을 두는 분석을 주로 하고 있다.

다만 증권사들과 신평사들이 ESG 보고서를 발간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접근방식은 다르다. 김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에서는 ESG의 본질인 '지속가능경영'의 측면에서 ESG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의 장기 성장성과 영속성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가격에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채권은 '투자자금의 정상적 회수'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ESG 요인이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어 ESG를 리스크 팩터로 접근하는 방식이 타당성을 갖는다"고 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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