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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위기 돕겠다던 인도, 밀 수출 제한 유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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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수출 제한 발표 이후 국제 밀 값 6% 급등
시카고선물거래소 기준 밀 부셸당 12.4달러
인도 "기후변화·자국 밀 값 상승" 이유로 번복
전문가 "수출 제한 영향, 저소득·개도국 중심"
뉴시스

[우타르프라데시(인도)=AP/뉴시스]2021년 4월11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손바드라 지구의 한 마을에서 농부들이 밀 작물을 수확하고 있다. 2022.02.10.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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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세계 식량위기 해소를 위해 돕겠다고 공언했던 인도가 지난주 돌연 밀 수출 금지 발표를 했다. 국내 밀값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밀 생산량이 세계 2위인 인도가 이같은 발표를 하자 국제 밀값이 6% 급등하기도 했다.

CNN은 18일(현지시간) 인도의 이러한 행보가 세계 식량 위기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전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4월 "우리는 이미 우리 사람들을 위한 충분한 식량을 갖고 있지만 우리의 농부들은 전 세계를 먹여 살리기 위한 준비를 한 것 같다"며 "우리는 내일부터 구호품을 보낼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밀 생산국이다. 지난 3월까지 12개월 동안 인도는 사상 최대 규모인 700만t의 곡물을 수출했다. 전년도에 비해 2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치솟은 국제적 물가상승에 금전적으로 큰 이익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폭염에 따른 밀 수확량 감소와 가격 상승에 따라 수출 중단을 발표해 세계 곡물 시장에 충격을 입혔다.

시카고선물거래소 기준 이날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12.4달러를 기록해 두 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전히 50% 가까이 올랐다.

인도는 거대한 밀 생산국이지만 세계 10대 밀 수출국에는 들지 못한다. 대부분의 수확량이 13억명의 인구를 위해 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의 수출 금지 발표는 세계 식량 공급에 취약성을 더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024년 말까지 세계 물가를 높게 유지할 정도의 역사적 충격이라고 밝혔다. 식품 가격은 밀 가격의 40% 상승에 힘입어 올해 22.9%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은 세계 밀 생산량의 약 14%, 전체 밀 수출량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오데사와 다른 흑해 항구가 러시아군에 의해 봉쇄돼 곡물 2000만t을 포함한 주요 농산물 수출품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밀, 보리 등 다양한 주요 농산물의 세계 수출국 상위 5위 안에 든다. 또 해바라기유의 주요 수출국이기도 하다.

세계 식량 상황 악화는 러시아의 침공 전부터 나타났다. 기후 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공급망 문제가 불거져 이미 식품 가격이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었다.

이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3월 기근 위기에 처한 인구가 2019년 2700만명에서 4400만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디 총리가 식량 수출을 공언했을 때 위기에 처한 많은 국가는 인도의 물자에 의존하고 있었다.

라보뱅크의 고위 곡물 및 유류 종자 분석가인 오스카 차크라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에 힘입어 올해 인도의 밀 수출은 특히 중요하다. 그런데 수출 금지를 조치한 것은 올해 세계 밀의 가용성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G7 국가들은 인도의 정책 유턴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인도 당국이 이러한 결정을 재고해주길 바란다"며 "우리는 수출에 대한 제한이 식량 부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출을 제한하지 않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조치와 인도의 밀 수출 금지로 국내 식품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13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데 이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밀가루가 진열돼 있다. 2022.05.16. xconfi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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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이러한 수출 규제가 자국의 식량 안보와 치솟은 국내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대응했다.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인도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올 4월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부 무역업자들은 이러한 물가 상승이 수출 규제를 촉발했다고 말한다.

인도 정부는 "민간 무역업자들이 사전 계약을 한 경우와 식량 안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물자를 요청하는 국가에는 이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크라에 따르면 이러한 예외 조항은 좋은 소식으로 여겨져야 하지만, 수출 규제 자체가 세계 무역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이번 금지의 영향에 대한 심각성은 인도 정부 차원에서 허용되는 밀 수출량과 다른 세계 밀 생산국들의 생산량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일부 분석가들은 애초에 밀 수출을 무제한 허용하는 것이 나쁜 생각이었다고 말한다.

인도의 농업정책 전문가 데빈더 샤르마는 "인도의 기후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만약 예측할 수 없는 날씨로 농작물이 파괴된다면, 인도는 식량이 부족하고 구걸하는 그릇을 들고 서 있는 상태로 남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인도만이 식량 수출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4월 세계의 많은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팜유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이다.

또 불과 한 달 전 아랍 지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이집트는 식량 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로 밀, 밀가루, 렌틸콩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을 금지했었다.

노무라증권 분석가 소널 바르마는 "아시아에서 인플레이션이 이미 높아지는 상황에서 더 많은 식품 보호주의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결국 전 세계적인 식량 물가 상승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도의 밀 수출 제한 영향은 저소득, 개발도상국들 중심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인도의 밀 수출국 1위는 방글라데시, 다음으로 스리랑카,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예멘, 필리핀, 네팔 등이 뒤를 잇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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