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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 줄테니 임영웅 콘서트 티켓팅 좀…” 거리두기 해제에 효(孝)켓팅 경쟁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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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지금이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지모(28)씨는 이달 초 한 티켓 예매 사이트에 접속했다. 내달 11일 부천에서 열리는 가수 장윤정의 단독콘서트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서다. 지씨는 초 단위까지 정확히 세면서 티켓팅이 시작되는 시간에 맞춰 접속했고 예매 과정을 발 빠르게 진행해 원하던 앞쪽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지씨는 “원래는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그간 코로나 때문에 못 보내드렸다. 그런데 감염 우려가 줄고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 마침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가수 장윤정의 콘서트가 열리길래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았다”고 했다.

조선비즈

장윤정, 송가인, 임영웅(왼쪽부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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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4월 18일 이후, 유명 트로트 가수의 전국투어 콘서트가 재개되고 있다. 가수 송가인, 임영웅, 정동원, 나훈아, 장윤정 등이 잇따라 전국 규모의 단독 공연 소식을 발표했다. 이런 유명가수들의 공연 티켓은 개시와 동시에 순식간에 매진되기 일쑤라, 일명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이라는 표현으로도 불린다. 이에 전국의 자녀들이 부모님을 위해 대신 티켓팅을 시도하는 일명 ‘효켓팅(효도+티켓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공연 티켓 유통업체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개최되는 콘서트는 지난해 246개에서 올해는 412개로 65.5% 증가했다. 이 기간 콘서트 공연의 판매 금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급증했다. 코로나 기간 위축됐던 공연산업이 거리 두기 해제로 인해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방역 지침 완화로 코로나 기간 억눌렸던 공연 관람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고 했다.

50대 이상 연령층의 수요가 높은 트로트 가수 공연의 경우, 수요자인 고령층이 온라인 티켓팅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현재 진행되는 대부분의 온라인 티켓팅 방식은 정확한 시간에 맞춰 예매 창이 열리고, 원하는 구역과 좌석을 정확하게 선택한 뒤 결제창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중간에 숫자, 영어로 구성된 보안 문자를 입력해야 하고, 입력된 문자가 틀리면 순서가 맨 뒤로 넘어간다. 비교적 손이 느리고 인터넷·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50·60대가 직접 티켓팅을 시도해 성공하기도 어렵고, 특히 좋은 좌석을 예약하기는 더욱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들이 부모를 위해 대신 티켓팅에 뛰어드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티켓 예매가 열릴 때면 전국의 젊은 청년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며 ‘참전’하는 것이다. 이 모습을 두고 ‘전국효자효녀선발대회’라는 표현도 나온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에 ‘효켓팅 성공 인증’을 남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고, ‘웬만한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보다 어려웠다’는 후기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부모님을 위해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티켓팅을 시도했다는 윤모(26)씨 역시 “티켓팅 오픈 날 제시간에 맞춰 시도했는데도 실패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몰리는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인터파크에 따르면, 이달 28·29일 서울 잠실에서 열리는 트로트 가수 송가인 콘서트의 연령대별 티켓 예매 비율은 20대 20.2%, 30대 34.1%로 집계됐다. 팔려나간 티켓 중 절반 이상이 2·30대에 의해 예매된 것이다. 반면 40대의 예매 비율은 20%, 50대는 15%에 그쳤다.

티켓팅에 성공하기가 워낙 어렵다 보니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받고 콘서트 티켓을 양도한다는 불법성 거래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수수료를 받고 대신 티켓팅을 해준다는 ‘대리 티켓팅’ 사이트도 버젓이 운영되는 상황이다. 예매를 원하는 공연이 있다면, 업체가 지정한 수수료를 추가로 지불하고 업체 측에서 티켓팅을 대신해준다. 23일 기준 한 티켓팅 대행업체에서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는 20만원, 나훈아의 콘서트는 10만원으로 대행 수수료가 정해져 있었다.

한 티켓 판매업체 관계자는 “불법적인 예매·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업체 측에서도 상시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직접 법적인 제재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이승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개인 간의 표 거래는 자유의 영역으로 볼 수 있지만 지나친 수수료를 요구하는 행위는 거래유통질서를 훼손시켜 경범죄처벌법상 처벌 사유가 된다”며 “만약 티켓팅 사이트에서 개인 간 암표 거래를 금지한다고 공지한 경우라면 명백한 불법거래 사유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정재훤 기자(h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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