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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사업 다각화 두고…롯데 vs 신세계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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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해외 와이너리 인수 추진..직접 생산

신세계, 美 와이너리 인수..와인사업 확대 구상

'위스키'도 경쟁 맞불..'제주 증류소' 겹칠 듯

"누가 먼저 사업 구체화하나" 두고 대결 구도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유통 양강’ 롯데와 신세계가 주류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그룹사 모두 약 9조원(출고액 기준) 규모 국내 주류 시장에서 특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와인과 위스키 영토 확대를 두고 맞붙는 ‘주류 전쟁’이 예고되면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칠성, 해외 와이너리 인수 추진…와인 직접 생산

24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음료·주류 제조사 롯데칠성음료(005300)는 프랑스 등 해외 와이너리(와인 양조장)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앞서 오랜 기간 주류 사업 다각화를 검토해 오며 국내 와이너리 설립을 타진하다가 아예 해외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국내에서는 기후 여건상 양조용 포도 재배가 불리해 해외 양조장에서 직접 와인을 들여오는 게 장기적으로 비용 등 효율성 측면과 대량 생산에서 유리하다는 셈법에서다. 해외 산지에서 좋은 환경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이 대세인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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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경남 창원시 롯데마트맥스 창원중앙점에 개점한 롯데그룹 롯데마트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 2호점 모습.(사진=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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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단순히 해외 와인을 발굴해 수입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수한 현지 와이너리에서 직접 질 좋은 와인을 생산해 국내에 공급하고 글로벌 진출 확대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주와 맥주·청주 등 제조 공장 설비와 함께 주류 생산과 공급망 관리를 최적화한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마주앙 카버네쇼비뇽’, ‘마주앙 샤도네이’ 등 국내 최장수 와인 브랜드 ‘마주앙’의 총 5개 라인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리뉴얼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오랜 시간 주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해외 여러 국가와 지역의 와이너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아직 인수 대상과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구체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롯데그룹은 지난해 와인 전문가들로 ‘프로젝트W’ 팀을 구성하고 롯데마트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통한 와인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3월 서울 용산구 신용산에 소비자가 여러 종류의 와인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와인 복합공간 ‘오비노미오’를 선보였다. 롯데가 주류 사업 확대를 위해 롯데칠성의 음료·주류 제조 역량과 롯데쇼핑(023530)의 유통망을 적극 결합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 美 와이너리 인수…와인 사업 확대 구상

신세계(004170)는 지난 2월 그룹 부동산 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Shafer Vineyard)’와 관련 부동산을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쉐이퍼 빈야드는 1979년 설립된 미국 최대 와인 산지인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이너리로 ‘힐사이드 셀렉트’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139480)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의 미국 자회사 스타필드 프라퍼티스가 자산 보유 법인 쉐이퍼 패밀리와 쉐이퍼 빈야드 지분 100%를 약 2450억원에, 관련 부동산은 약 550억원에 인수한다. 인수 자금은 신세계프라퍼티의 유상증자로 마련한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이번에 인수한 곳은 나파 밸리를 대표하는 최고급 와인인 힐사이드 셀렉트를 비롯한 5개의 럭셔리 와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와이너리로 사업적인 가치가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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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주류수입·유통사 신세계L&B의 자체 주류 판매 전문점 ‘와인앤모어’ 한 매장 모습.(사진=신세계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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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당초 주류유통전문기업 신세계L&B가 와인과 위스키 등 해외 유명 주류를 수입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내 주류 코너, 지난 2015년 론칭한 오프라인 주류 전문점 ‘와인앤모어(WINE&MORE)’에서 판매해왔다. 하지만 주류 제조면허가 없어 직접 주류를 생산해 판매하지는 못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6년 190억원에 인수했다가 지난해 5월 사업을 철수한 제주 지역 증류소 ‘제주소주’를 최근 신세계L&B로 넘기며 전열을 가다듬은데 이어, 해외 와이너리 인수 등 사업 투자 확대를 통해 주류 생산 역량을 적극 구축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위스키’ 두고서도 경쟁 구도…‘제주 증류소’ 겹칠 듯

롯데와 신세계는 최근 가정용 주류시장을 중심으로 와인과 함께 수요가 늘고 있는 ‘위스키’를 두고서도 격돌할 전망이다. 위스키를 생산할 각 사 국내 증류소도 공교롭게 ‘제주’로 겹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제주 서귀포 지역을 위스키 증류소 설립 부지 중 한 곳으로 낙점하고 현재 인허가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L&B는 그룹으로부터 넘겨 받은 제주소주 공장과 부지를 활용해 위스키 등 주류 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제주위스키’, ‘탐라위스키’, ‘K위스키’, ‘탐라 퓨어몰트 위스키’ 등을 상표(브랜드)로 출원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5억5981만달러(약 7084억원)로 전년 3억3001만달러(약 4176억원) 약 69.6%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전체 주류사업 매출액은 672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3% 늘었고 특히 와인 매출은 832억원으로 34.4% 늘었다. 신세계L&B의 전체 매출도 199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7.6%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주류 사업 확대를 두고 맞붙는 모양새인데 누가 먼저 청사진을 구체화해 대외적으로 선점해 나가느냐를 두고 ‘신동빈 vs 정용진’이라는 묘한 대결 구도와 함께 신경전이 벌어지는 분위기”라며 “신세계가 해외 와이너리 인수를 먼저 터뜨렸지만 실제 와인 생산까지는 향후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따르면서 롯데 역시 해외 와이너리 인수 및 와인 생산 사업 구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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