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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싸움도 척척 SSG 하재훈 "저 원래 야수에요"[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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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하재훈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3회말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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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KBO리그에서는 처음이지만, 프로무대에서만 2300타석 이상 들어갔다. 홈런도 30개 이상 친 경험이 있다. 투수로 뛴 시즌을 제외해도 야수로 8시즌을 활약했다. SSG 하재훈(32) 얘기다.

하재훈은 마산 용마고 졸업반이던 2008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시카고컵스에 입단했다. 이학주(롯데) 이대은(전 KT) 등과 컵스 동기다. 당시 하재훈의 미국행을 견인한 사람이 롯데 성민규 단장이다.

투수로도 재능을 가졌지만, 외야 수비 능력을 인정 받아 야수로 집중 육성됐다. 발도 빠르고 펀치력도 있어 성장세가 뚜렷했다. 예기치 못한 손목 부상으로 투수로 전향해서도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잘 풀렸다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등장하기 전에 투타겸업을 했을 수도 있다.

2019년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SK(현 SSG) 지명을 받은 하재훈은 투수로 출발했다. 불펜이 헐거운 팀 사정을 고려해 구단의 끈질긴 설득이 이어졌다. 데뷔시즌 마무리를 꿰차 61경기에서 59이닝을 던졌고, 5승 3패 3홀드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8로 구원왕에 올랐다. 홈런은 딱 한 개 맞았고, 삼진 64개를 솎아냈다. 시속 150㎞짜리 강속구에 슬라이더 하나면 충분했다. 다만 KBO리그 입성 전까지 주로 야수로 뛰었던 탓에 풀타임 투수가 될 준비가 안됐다. 송구하듯 투구했고, 몸에 이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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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하재훈이 타석에 들어서 있다. KBO리그 입단 3년 만에 야수로 전향한 하재훈은 수싸움에도 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사진제공 |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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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재활에 매진했지만 투수로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에는 하재훈이 구단을 설득했다. 입단 당시 구단과 했던 약속도 있어 어렵사리 승낙받았다. 지난해 늦여름부터 준비해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야수로 소화했다. 쉼없는 훈련일정 속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나머지 훈련’을 자처했다. 팀에서도 반신반의했지만, 하재훈은 “투수에 맞춰진 몸을 싹 다 바꿔야 한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야수로 1군에 등록한 지난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더니 24일 홈에서 치른 롯데전에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우타자가 좀처럼 넘기기 힘들다는 우중간 스탠드에 타구를 꽂았다. 그는 “롯데 선발 찰리 반즈는 투심 체인지업 등을 많이 쓰는 투수다. 히팅 포인트를 높게 설정했는데, 구종 가치를 살리려면 높은 코스로 한 개는 던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공을 놓치지 않은 게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몸은 적응하는 과정이지만,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는 타자로서의 감각은 이미 회복한 인상이다. 조요한의 폭투 3개가 아니었다면, 하재훈의 데뷔 첫 홈런은 결승타가 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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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하재훈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내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자축하고 있다. 동료들은 ‘무관심 세리머니’로 대축하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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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음 타석에서는 ‘높은 공에 맞았으니 낮게 던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낮은 공이 날아왔는데 공략에 실패(중견수 플라이)했다. 마음처럼 안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야수로 10년간 뛰었기 때문에 잃었던 감각을 몸이 하나씩 느끼기 시작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오늘 홈런은 앞으로 때려낼 수많은 홈런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안타를 쳐야하고, 야수로 성공해야만 한다”고 눈을 반짝였다.

SSG가 장타력이 있는 외야수 한 명을 또 얻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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