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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해하고 사고로 위장… 30대 아들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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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경찰 로고. /조선DB


친모를 살해하고 사고사로 위장하려 한 혐의(존속살해)를 받는 30대 아들이 구속됐다. 경찰은 이 범행에 앞서 부모가 당한 교통사고와 화재에도 아들이 관여한 것이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경남 남해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를 받는 A씨를 지난 24일 구속하고 추가 범죄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오후 7시쯤 A씨 모친 B씨(60대) 소유의 남해군 남해읍 상가주택 3층 복도 계단에서 B씨를 흉기로 때리고 밀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이 사건은 A씨의 119 신고에서 시작됐다. A씨는 20일 오전 6시쯤 “계단에 어머니가 쓰러져 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의 119 신고를 근거로 B씨가 발을 헛디뎌 넘어진 것으로 봤지만, 숨진 B씨 머리 부위의 상처가 깊고 넓은 것에 의심을 품고 타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부검에서 “굴러 떨어지기 전 머리에 무엇인가로 몇 차례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구두소견을 냈다.

엄마 B씨가 사고를 당했을 당시 아들 A씨의 알리바이도 의심스러웠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19일 오후 7시 30분쯤 외출했다가 오후 11시쯤 집에 돌아왔는데, 어머니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잠을 잤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A씨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진술은 거짓이었다. 실제로 A씨는 오후 7시 30분쯤 외출한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A씨는 오후 9시 20분쯤 사건 현장인 상가 건물로 돌아왔다. 또 오후 10시쯤 다시 술자리를 위해 외출했다. 이어 30분 뒤 다시 돌아와 상가 1층에서 머문 것이 확인됐다. 그리고 다음날인 오전 2시 30분이 되어서야 귀가했다.

숨진 어머니 B씨는 19일 오후 6시쯤 A씨와 함께 집으로 귀가한 것이 확인됐고, 다음날 아들 A씨가 사고라며 신고할 때까지 건물 밖으로 드나든 흔적이 없었다. 아들 A씨 외에는 건물을 출입한 사람도 없었다.

경찰은 A씨를 의심하고 당시 함께 술자리를 했던 지인들에게서 “1차 술자리 당시 A씨의 얼굴과 바지에 피가 묻어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방범카메라(CCTV)를 확보해 당시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기 전 A씨의 상·하의 및 운동화에 피가 묻어있는 것도 확인했다.

마침내 경찰은 지난 22일 A씨를 존속살해 혐의로 긴급체포했고 24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당시 A씨는 “해외 선물투자 실패 등으로 4억원 가량의 채무가 있다”면서도 “어머니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구속 이후에는 “금전 문제로 모친과 실랑이를 하던 중 3층 계단에서 밀었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또 어머니 B씨를 흉기로 가격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증거물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특히 이번 사건에 앞서 A씨 부모에게 발생했던 일련의 사고에도 A씨의 개입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에는 모친 B씨가 혼자 거주했던 주택에 불이 나 주택 일부가 타는 사고가 있었다. 이 화재로 인해 이후 B씨는 3층 상가 건물에서 임시로 살았다.

또 약 4개월 전인 1월 3일에는 A씨가 부모를 태우고 트럭을 몰다가 전신주를 들이받는 단독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A씨의 아버지는 머리를 크게 다쳐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이다. 당시 모친 B씨도 팔이 골절돼 전치 10주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행적과 휴대전화 포렌식, 채무 상황, 부모 보험관계 등을 분석해 보험금을 노렸거나 원한이 개입된 고의사고 가능성을 수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고 있고,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아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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