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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면 죽여라"···中 위구르족 탄압 새 증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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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 등 14개 언론 위구르족 탄압 문건 공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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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관리를 맡았던 당 관계자가 위구르족을 탄압한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이 나왔다. 문건에서 감금돼 있는 이들이 수상한 행동을 하면 발포하고, 도망갈 경우 사살하라는 지시 등이 확인된 것이다. 그간 신장 지역에서 인권 침해는 없다는 중국의 입장을 뒤집는 내용인 셈이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난 23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방문을 위해 중국에 도착한 지 하루만에 문건이 공개되면서 인권 탄압을 밝혀내기 위한 고강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니치신문, BBC 등 전세계 14개 유수 언론은 24일 독일 학자 아드리안 젠츠가 입수한 위구르족 탄압 문건을 동시에 공개했다.

문건에는 중국 공산당 간부의 발언, 수용시설 내부 사진, 2만 명분 이상의 수용자 목록 등이 담겨 있다.

예민한 사안인 만큼, 젠츠씨로부터 자료를 제공 받은 14개 언론사는 문건의 진위 여부 등에 대해 취재·확인 과정을 함께 진행했다.

문건에 따르면 천취안궈 전 신장위구르자치구 당 서기는 지난 2018년 6월 18일 연설을 통해 위구르족 수용 시설에서 예측할 수 없는 사태를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말하며 조금이라도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면 발포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5월 28일 연설에서는 국내외 적대세력과 테러분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해외에서 귀국한 이들을 구속하라고 지시했다. 위구르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도망가면 사살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수용 시설에서 저항·도주 방지 훈련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됐다.

젠츠씨는 수용자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이 지역에서 재교육시설, 구치소 등에 수용된 위구르족 성인은 전체 성인 인구의 12.1%(2만2376명)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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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신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지도 아래 국가의 안정 유지를 도모하는 공산당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유출문서를 검증한 14개 언론이 중국 외무성의 입장을 요구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대신 재미 중국 대사관은 “이 지역에서 핵심은 테러와 분열주의를 막는 것이고, 인권이나 종교 문제는 아니”라며 “신장은 현재 안정과 조화, 경제 발전과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답했다. 문건 내용을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다만 중국의 일관된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문건 유출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중국을 방문 중인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에게 화살이 향할 수 있다.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제대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첼레트 대표는 오는 28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광저우대에서 강연하고, 카슈가르·우루무치를 비롯한 신장 지역을 찾아 당국자와 시민사회단체·기업·학계 관계자와 만날 예정이다.

AP통신은 그러나 바첼레트 대표가 천취안궈 전 신장위구르자치구 당 서기 등 인권 탄압을 주도한 관리들을 만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바첼레트 대표의 이번 중국 방문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들도 중국 정부의 선전에 악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 앰네스티는 아그네스 칼라마르드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바첼레트 대표는 이번 여행 동안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 다뤄야 한다"며 "그의 오래 지연된 신장 방문은 해당 지역의 인권 침해를 다룰 중요한 기회이나 동시에 진실을 은폐하려는 중국 정부와의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은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선전에 이용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도 우려를 표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신장에 대한 '완전한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바첼레트 대표의 신장 방문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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