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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좋았잖아"…총리 바뀌자 '앙숙' 호주에 손 내미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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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중도좌파 노동당 집권하자 화해 손길…

리커창 총리, 호주 신임총리에 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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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앤서니 알바니스 호주 신임 총리/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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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집권당이 8년여 만에 '중도좌파' 노동당으로 교체되자 중국이 기다렸다는 듯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미·중 대결보다도 살벌하다"는 해석이 나올 만큼 최악의 관계로 전락한 중국과 호주의 갈등 국면이 이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1970년대 중국과 수교를 추진했을 정도로 '친중' 색채가 강한 노동당이 수년간 지속된 호주의 반중 행보를 중단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호주ABC·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 최근 호주 앤서니 알바니스 신임 총리에 선거 승리 축전을 보냈다. 중국 고위급이 호주에 외교적 접촉을 한 건 약 2년 6개월 만이다.


"호주 잡자" 빠르게 움직인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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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총리 /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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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총리는 축전에서 "중국은 호주와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바라볼 것"이라며 "상호 존중·이익의 원칙을 견지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건전하고 꾸준한 성장을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도 "알바니스의 승리는 침체된 중국과 호주 관계의 전환점"이라며 "호주인들이 반중 노선보다 기후변화나 임금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 방증"이라고 보도했다. 또 "최근 수년간 국제관계에서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은 호주가 갑자기 강경한 반중 기조로 선회한 것"이라며 "중국은 분명히 호주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호주 언론들은 중국 베이징이 호주의 새 정부와 화해할 용의를 보여주려고 빠르게 움직였다고 진단했다. 국제 외교가에서도 중국이 호주의 정권 교체를 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말처럼 중국이 수년간 미국·대만과 더불어 가장 극명하게 대립각을 세워왔던 호주와 손을 잡으려 한다는 풀이다.


가까웠던 두 나라, 이렇게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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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4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중국 지도자 포럼'에서 연설한 뒤 토니 애벗 당시 호주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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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중국의 관계가 처음부터 적대적인 건 아니었다. 호주는 '미국의 동맹이자 중국의 친구'라는 실용주의 외교 노선을 걸었다. 장쩌민·시진핑 등 중국의 지도자들은 직접 호주를 방문하는 등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호주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호주와 미국이 가까워질 때마다 중국은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박쥐 같은 호주"라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원자재 부국인 호주와 세계 최대 원자재 수요국인 중국은 경제적으로 절실한 사이였고,이 때문에 불안한 동행을 이어갔다.

양국의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건 2017년부터다. "중국의 군사·외교 등 공격적인 대외정책이 우려된다"는 말콤 턴불 당시 호주 총리의 강경 발언 이후 '친미반중' 기조가 뚜렷해졌다. 당시 호주의 중국 무역 규모는 1750억호주달러(157조3000억원)로 미국과의 무역액인 660억호주달러(59조3000억원)의 약 3배에 육박했지만, 호주 정부는 '중국 친구'를 버리고 '미국 동맹'을 선택했다.


세계 에너지 대란 부른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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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는 2018년 5G(5세대 이동통신) 구축 사업에 중국 기업 화웨이의 참여를 금지한데 이어 2020년 코로나19 기원의 독립적인 조사를 지지했다. 이는 결국 중국과 호주의 무역전쟁으로 치달았다.

중국은 2020년 5월 호주산 육류 수입을 중단하고, 호주산 보리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호주산 와인에 최대 200%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석탄 수입을 중단했다. 하지만 중국의 자존심 싸움은 석탄 품귀→국제시세 급등→심각한 전력난→대규모 정전 등 악순환을 낳았다.

호주는 미국과의 안보협력 강화에 골몰했다.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인 '쿼드(Quad)'를 비롯해 미국·영국·호주 3개국 안보협력체인 '오커스(AUKUS)' 동맹을 맺었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호주 동북부에 위치한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 남태평양에서 양국 간 군사적 마찰을 야기했다.


중국이 호주에 먼저 손 내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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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 호주 총선에서 중도 좌파인 노동당이 다수당이 됐다. 신임 총리에 오른 앤서니 알바니스 노동당 대표(가운데)가 승리의 만세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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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호주에 화해 메시지를 보낸 것은 노동당 정권이라면 대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호주 노동당은 1972년 중국과의 수교를 이끌었고, 현재도 호주 내에서 중국 친화적인 정당으로 분류된다. 리커창 총리도 알바니스 총리에 보낸 축전에서 이 같은 사실을 강조했다.

호주와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더 큰 피해를 입은 것도 한 요인이다. 양국의 갈등 초기 전문가들은 수출의 40%를 중국에 의존하는 호주가 불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호주와의 대립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중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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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이후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중국은 지난해 심각한 전력난을 겪었다. 사진은 중국 랴오닝성 성도 선양의 밤거리. 가로등은 물론 신호등도 꺼졌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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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산 석탄 수입금지로 중국은 유례없는 전력난을 맞았고, 결국 지난해 말 은근슬쩍 호주로부터 석탄 수입을 재개했다. 반면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호주산 원자재와 곡물을 수입하겠다는 나라는 줄을 섰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 피터 카이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덕에 중국의 대호주 제재 칼날이 무뎌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집권당이 교체됐어도 호주 국민들의 반중국 기류가 워낙 강해 단기간 외교노선 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알바니스 신임 총리도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은 과거와는 다른 나라"라며 "호주가 국가 안보 정책을 지속하는 것은 국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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