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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5천만원 대출 받은 직장인 "주담대이자 400만원 늘어…한달 월급 다 낼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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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2개월 연속 인상 ◆

매일경제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1.75%로 올리면서 가계 이자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상품 금리 안내문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박형기 기자]


26일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폭증하고 있다. 특히 2021년 8월 이후 9개월 동안 금리 인상이 5차례나 이어지면서 대출을 통해 투자에 나선 '영끌족'은 물론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다중 채무자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금리는 1.75%로 인상돼 작년 8월(0.5%)보다 1.25%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실제 가계가 부담하는 체감 금리는 이보다 더 뛰었다. 모든 대출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가 오른 데다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 금리를 책정하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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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지난해 8월 기준금리는 0.5%였고, 이에 따라 A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92%로 책정됐다.

당시 주담대 3억5000만원을 받은 가계(신용 1등급 기준)의 월 이자 부담은 48만8334원으로, 연 이자 부담 총액은 586만원이었다. 이후 기준금리가 5차례 오르면서 이달 26일 기준 이 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4.61%로 뛰었다. 이에 따라 현재 대출받는 가계의 월 이자 부담은 82만4125원으로 증가했고, 연 이자 부담 총액은 988만9500원으로 늘었다. 9개월 만에 연 이자 부담이 403만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9개월간 금리 인상기에 1등급 직장인 기준으로도 연 이자 부담 총액이 웬만한 대기업 40대 직장인 월급 수준으로 늘어났다"며 "여러 대출이 많은 사람들이 2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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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작년 8월 신용 1등급 직장인이 신용대출 5000만원을 받은 경우 당시 대출금리는 3.01%로, 월 이자 부담은 12만5416원이었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1.75%로 뛴 26일 현재 월 이자액은 20만원 가까이 늘어났다. 9개월간 연 이자 부담 증가액은 87만5000원에 달한다. 통상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동시에 갖고 있는 가계들이 많기 때문에 두 사례만 조합해도 연 이자 부담이 9개월 새 500만원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온다.

앞서 한은도 이 같은 가계 부담 증가를 경고한 바 있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각각 0.2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3조2000억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부채 총량이 1752조원이어서 기준금리가 1.25%포인트 오르면 이자 부담은 16조원가량 늘어난다. 대출자 한 명당 연 이자 부담도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경우 289만6000원에서 305만8000원으로 늘어난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지난 9개월간 1.25%포인트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80만5000원이다.

이날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도 일제히 올렸다. NH농협은행은 오는 30일부터 수신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거치식예금은 0.25~0.3%포인트, 적립식예금은 0.25~0.4%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예금 7종, 적금 15종 등 수신상품 금리를 30일부터 최대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른 은행들도 이르면 27일부터 수신금리 인상분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인상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향후 대출금리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6%대를 뚫은 시중은행 대출 금리는 추가로 오를 전망이다.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금융채 5년물 기준)는 4.16~6.41%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2차례 예고돼 올해 말로 가면 7%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시중은행 기준으로 13년 만에 대출 금리가 7%대를 넘게 된다. 이에 따라 다중 채무자와 '영끌' '빚투'에 나선 대출자들의 고통은 커질 전망이다.

[문일호 기자 /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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