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테라 99% 폭락시킨 권도형, ‘테라 2.0’ 또 발행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투자자만 투표 부쳐 찬성 얻어내

‘제2 루나’ 트론, 한달새 39% 급등

대폭락 사태로 전 세계 가상 화폐 시장에 충격을 준 테라·루나 코인이 ‘테라2.0’이라는 이름으로 이르면 27일 다시 나온다. 기존 테라와 루나 코인은 각각 ‘테라클래식’ ‘루나클래식’으로 명칭이 바뀌고, 새 코인이 ‘테라’와 ‘루나’가 된다. 하지만 테라·루나 사태가 수습되기도 전에 새로운 코인을 내놓는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피해만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현지 시각) 가상 화폐 업계에 따르면,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가 테라 관련 투표 사이트인 테라 스테이션에서 진행한 ‘테라 부활계획2’ 투표가 전체 투표율 83.27% 중 찬성 65.50%를 기록하면서 종료됐다. 반대는 0.33%였고, 나머지는 기권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테라폼랩스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테라 2.0이 거의 다가왔다(Terra 2.0 is nearly here)’는 문구가 게시됐다.

◇테라 2.0 부활에 90%가 반대했지만, 투표방식 바꿔 강행

일주일 사이 99.99% 폭락한 기존 루나 코인은 자매 코인 테라의 가격이 개당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코인이다. 테라 한 개를 팔면 1달러어치 루나를 받는 식인데, 테라 가격 유지를 위해 루나를 발행하거나 소각한다. 하지만 이달 초 테라 가격이 0.98달러로 떨어졌을 때 알고리즘대로라면 투자자들이 테라를 샀어야 하지만, 탈출하듯 팔기 시작하면서 루나 가격이 폭락했다. 이 때문에 국내 5개 가상 화폐 거래소들은 모두 루나와 테라를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뒤 상장폐지 하기로 했다.

루나·테라 코인을 두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국제통화기금) 총재가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라고 비판하는 등 주요 세계 경제 인사들과 가상 화폐 업계 리더들이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 생태계를 부활시키겠다”며 테라2.0 계획을 표결에 부쳤다.

이 계획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예비 투표에서 90%가 넘는 반대표를 받았다. 하지만 권 대표는 본투표에서는 방식을 ‘1인 1표’에서 ‘코인 1개당 1표’로 바꾸고, 루나 코인을 보유하거나 보유했던 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루나를 더 많이 보유한 사람은 휴지조각이 될 경우 피해가 더 커지기 때문에 당연히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겠느냐”며 “테라2.0이라는 이름으로 폭탄돌리기 기간만 연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 (블룸버그 Bloomberg 갈무리) 2022.05.17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 권도형 대표 검찰에 고소

테라 2.0에 관해서는 기존처럼 테라와 루나가 가치 유지를 위해 알고리즘으로 엮이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 외에는 아직 알려진 내용이 없다. 깜깜이 상태인 것이다. 후오비와 OKX 등 일부 해외 거래소가 테라2.0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들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는 상태다. 가상 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 부사장은 “테라 프로젝트는 신뢰를 잃었다”며 “이미 개발자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잘 확립된 플랫폼이 많다. 테라가 여기에서 성공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루나와 테라에 투자했던 국내 투자자 5명은 서울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권 대표 등 테라폼랩스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14억3000만원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측 법률대리인인 LKB앤파트너스는 “루나와 테라를 설계·발행해 투자자들을 유치하면서 하자에 관해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고, 루나의 발행량을 무제한으로 확대한 건 투자자를 기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제2의 루나로 불리는 ‘트론’…한 달 새 39% 급등

테라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코인 투자자들의 과열은 식지 않고 있다. 국내 5개 거래소 중 4개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상장되어 있는 트론이 대표적이다. 시가총액 10조원 규모인 트론과 자매 코인 USDD는 루나·테라와 같은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으로 구분된다. USDD 1개당 1달러어치의 트론을 주는 식이다.

국내 가상 화폐 연구소인 카르도 리서치는 “기축통화인 트론과 스테이블코인 USDD의 관계는 루나와 테라의 관계와 일치한다”며 “USDD 예치를 하면 고율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테라의 전철을 밟는 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국내 거래소는 트론에 대해 투자 주의를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26일 오후 1시 트론은 110원(업비트 기준)을 기록 중이다. 전날에는 6.86% 급등했고, 한 달 전(79.3원)보다 38.7% 올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경우 4800만원에서 3800만원으로 20.8% 떨어졌다.

[윤진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