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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결론..."특근 거부 노조 업무방해 처벌, 위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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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합헌, 5명 위헌...위헌 정족수 1명 부족
합헌 재판관 "사용자 예측 어려워 손해 초래"
위헌 재판관 "단순 파업 형사 처벌하면 곤란"
'사법농단' 사태에 얽힌 사건... "심리 길어져"
한국일보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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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해고에 항의하며 특근을 거부한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들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가 심리에 착수한 지 10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은 위헌으로 판단했지만, 위헌 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했다.

헌재는 26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A씨 등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대한 처벌 조항인 형법 314조 1항 등을 문제 삼아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위헌 판단한 재판관이 더 많았지만, 위헌 정족수(6명)에 미치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나왔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A씨 등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및 조합원들은 특근을 집단으로 거부해 공장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자, 형법 314조 1항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며 2012년 2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들은 2010년 3월 현대차 전주공장 협력업체 소속의 비정규직 직원 18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 것에 항의 차원에서 휴일 특근을 집단으로 거부했다.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단체행동권은 집단적 실력 행사로서 위력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단체행동권 행사라는 이유로 무조건 형사책임이나 민사책임이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직업의 자유, 경제활동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고 거래 질서나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단체행동권 행사 제한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집단 특근 거부가) 이뤄져 사용자의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했다"며 "사용자 사업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해 혼란스럽게 한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에 한해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위헌 의견을 낸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단순 파업 그 자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근로자의 노무제공 의무를 형벌 위협으로 강제하는 것"이라며 "노사관계에 있어 근로자 측의 대등한 협상력을 무너뜨려 단체행동권의 헌법상 보장을 형해화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근 거부와 같은 단순파업은 소극적 실력행사로, 일종의 근로계약상 의무를 다하지 않는 채무불이행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으면 되지, 형사처벌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헌재 심리만 10년이 걸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건에 의견을 내야 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점도 있지만, 이 사건이 '사법농단 사태'와 얽히면서 심리 자체가 늘어진 게 결정적이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해당 사건과 관련한 헌재 내부 정보를 파견 법관을 통해 보고받았다는 의혹이 2017년에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이 사건을 두고 법 해석에 대한 위헌 여부를 따져 ‘한정위헌’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양 전 대법원장이 이를 막으려 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정위헌은 대법원 판단에 헌재가 개입하는 것으로, 대법원 입장에선 다소 불편한 결정이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법원의 헌재에 대한 견제가 과도하게 집중된 사건이라 심리가 길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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