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메이시스 호조? 갭·올드네이비 매출 급감···더 봐야 한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2.68%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99%, 1.61% 상승했는데요. 이는 전날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추가적인 매파적 움직임이 없었고 이날 메이시스를 비롯해 주요 소매업체들의 실적과 향후 전망치가 좋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1.5%로 지난달에 나온 속보치(-1.4%)보다 나빴지만 소비자 지출은 3.1% 증가해 속보치(2.7%)보다 좋아 되레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현재 월가에서는 이날 나온 긍정적 지표에 27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서 인플레이션이 완만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겹치면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나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이 큰데요. 월가를 뒤덮고 있는 소비와 경기침체, 증시 전망을 전해드립니다.

낙관적인 CBO, “연준, 침체 없이 물가 잡을 수 있을 것”…1분기 소비자 지출 2.7%→3.1% 상승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데요. 그래서 경기를 얘기할 때 소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날 1분기 GDP 소식 외에 미 의회예산국(CBO)에서 올해부터 2032년까지의 경제전망이 나왔는데요.

항목별로 보면 실질 GDP는 △2022년 3.1% △2023년 2.2% △2024년 1.5%이고, 물가상승률(CPI 기준)은 △2022년 4.7% △2023년 2.7% △2024년 2.3% 등입니다. 숫자를 보면 경기둔화가 이뤄지는 건 맞지만 올해와 내년에 상대적으로 탄탄한 성장을 하고 물가는 올해는 높겠지만 차차 떨어져 2024년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목표 수준에 근접하게 되는 것으로 나오죠.

특히 기준금리 전망치가 올해 말 1.9%, 내년에는 2.6%에 불과한데요. CBO는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보다는 훨씬 높지만 지금보다 더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CBO의 보고서는 낙관적이며 연준이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고 올해와 내년에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깔고 있는 것 같다”며 “기준금리 전망치는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낮다”고 했는데요. 여기서는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경제가 괜찮을 것이라는 신호는 더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백화점 체인 가운데 하나인 메이시스는 이날 1분기 순매출이 전년보다 13.6% 급증한 53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순익도 두 배 이상인 2억8600만 달러라고 했는데요. 메이시스 계열의 고급 브랜드 블루밍데일은 1분기에 매출이 28% 불었고 럭셔리 뷰티 전문 체인 블루 머큐리는 25%나 늘었습니다.

백화점뿐만이 아닙니다. 달러 트리는 동일 매장 매출이 11.2% 폭증했고 달러 제네럴은 동일 매장 매출은 0.1% 감소했지만 연간 전망치는 상향 조정했는데요.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한 미국의 GDP 성장률도 2분기에는 플러스 전환이 확실 시됩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2분기 전망치를 2% 정도로 보고 있는데요. 클리어(Clear) 같은 업체는 27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 연휴 때 항공수요가 2019년 대비 90%나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도 합니다. 항공 수요가 늘면 숙박과 음식 등 서비스 매출도 덩달아 뛰겠죠. 케이시 보스찬치치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계와 기업의 대차대조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며 경기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불균형이 없다”며 “개인소득과 기업수익의 흐름도 전반적으로 탄탄한 편”이라고 봤습니다.



“역풍 거세지고 있어·소비 패턴도 변화”···“올드네이비, 전년 대비 매출 -22%”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제프 제네트 메이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소비자들이 여전히 소비를 하고 있지만 역풍이 점차 날카로워지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중산층과 고소득층은 인플레이션에 덜 영향을 받고 있지만 가계소득 7만5000달러 이하인 저소득층은 덜 비싼 품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메이시스 측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 주식시장 하락에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지출이 더 제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실제 월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와 백화점에서의 소비 경향은 다르죠. 저소득층을 포함한 보통의 미국민들에게는 유통업체 실적이 그들의 상황, 즉 미국 가계의 민낯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텐데요.

특히 달러트리 같은 1달러숍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르거나 경기가 나빠질 때 사람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로이터통신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저소득층은 그들의 소비습관을 억제했지만 고소득층은 맞춤 정장과 명품 옷, 신발 등을 사들였다”며 “고객들 사이에서 (소득수준에 따른)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는 백화점이나 저가매장의 상황만으로 소비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 이날 갭(Gap)과 갭의 저가형 의류브랜드인 올드 네이비의 매출이 급락한 것으로 나왔죠. 동일 매장 매출을 보면 전년 대비 △갭 -11% △올드 네이비 -22% △바나나 리퍼블릭 -27% △애슬레타 -7% 등이었는데요. 소냐 신갈 갭 최고경영자(CEO)는 “올드네이비의 타깃층인 저소득층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며 “소비가 활동적인 옷에서 파티 드레스와 사무실에서 필요한 옷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갭은 4월 말로 끝난 분기에 1억62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 전년의 1억6600만 달러 대비 실적이 급감했는데요. 재고가 무려 34% 늘었죠. 갭은 시간외거래에서 13%가량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카트리나 오코넬 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고는 올해 계속 줄겠지만 2분기에는 더 증가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계속 변하고 있다는 점일 텐데요. 월마트와 타깃에서 나타났듯 더 싼 제품과 더 적은 소비로 사람들이 옮겨가고 있는 겁니다. 하루하루 각종 소비지표와 기업 실적에 따라 분위기가 왔다갔다하고 있지만 이날 갭의 실적만 봐도 큰 틀에서는 해결된 것이 없고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판단이 가능합니다.



“좋은 데이터 더 많이 나와야···투자자들, 몇 달 간 대기 모드(wait and see)일 것”

이같은 상황은 몇 가지 좋은 소비 지표에도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데요. 자카리 힐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전략 부문장은 “이번 주 주식시장의 상승은 전반적인 흐름 변화가 아니라 기술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거의 두 달 간의 하락 뒤 이번 주 같은 상승세는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일이긴 하지만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한두 번이 아닌) 일련의 좋은 데이터가 나오기 전에는 조심스럽다”며 “인플레이션 피크는 주식에 긍정적이며 우리가 그것을 보기 시작하고 있지만 아직 이르다. 우리는 시장이 약간 출렁이는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27일 나올 4월 PCE는 기본이고 5월 CPI를 거쳐 여름 내내 인플레이션 지표가 크게 내려가고 그럼에도 경기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좋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일 겁니다. 그래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가브리엘라 산토스 JP모건 자산운용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다음 몇 달 동안 두고 보자(wait and see)는 모드일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 이날 장중 메이시스와 소비에 관한 긍정적 소식에 주가에 관한 낙관론이 확산했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끊이지 않습니다. 월가의 이름난 헤지펀드 매니저 카일 배스는 “우리는 지금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고 경제는 계속해서 둔화할 것”이라며 “나는 미국 경제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는데요. 그는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이들의 말을 동의할 수 없다며 식품과 에너지가격이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합니다.

스콧 호이트 무디스 애널리틱스 선임 디렉터도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완전히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 같다”며 “경기침체 위험은 불편할 정도로 높다”고 했는데요.

오디세이 캐피털의 제이슨 스나이프처럼 “S&P의 밸류가 21.5배에서 16.5배가 됐는데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더 떨어져 14.5배가 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새로운 기업의 주식을 사는 데 자신이 있다. 우리는 좀 더 낙관적일 수 있다”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현 상황에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 이들의 말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듯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상적인 결과는 연준이 경기를 식혀도 소비가 충분한 고용과 은행 대출에 의해 유지돼 경기침체가 지연되거나 최소한 완만해지는 것”이라며 “하지만 일이 잘못되면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급감하고 증시가 급락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했는데요.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요약한 말 같습니다. 4월 PCE부터 잘 들여다봐야 하겠습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