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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콘퍼런스서 본 코인 시장..."테라 회복 어렵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대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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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 프로젝트는 전 세계 많은 재능 있는 개발자를 끌어모았고 국제적인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자율 지급, 내부 통제 시스템 부재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 것도 사실이다. 여러 이유 때문에 테라-루나 생태계는 장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의 견제와 균형이 없는 민간 기업에 의해 의사결정이 계속 이뤄지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다른 코인도 이런 수순을 밟을 소지가 크다.”

지난 5월 18일 룩셈부르크서 열린 블록체인 국제 행사 ‘핀버스포럼’에 참여한 블록체인 회사 Q블록체인프로토콜의 마틴 슈미트 이사의 최근 코인 시장 현상 진단이다.

핀버스포럼은 딜로이트, 언스트앤영, 악사, 에디머스캐피털, 더닷츠 등 전통 금융회계, 리서치 회사는 물론 고팍스(스트리미), VNX, 아케인크립토, 로똔다, Q블록체인프로토콜, 조디아(zodia) 등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표와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한 국제 행사다. 룩셈부르크 경제부 산하 스타트업지원센터 로프트, 한국 KOTRA 등 정부 기관도 이름을 올렸다. 포럼에 참석한 주요 패널(토론참여자), 전문가를 직접 만나 코인 시장 진단, 전망을 청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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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기반 스테이블코인 ‘VNX골드’를 출시해 주목받은 룩셈부르크 스타트업 VN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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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사태 어떻게 보나

▷시장 신뢰 잃어 사실상 퇴출

“20% 이율은 바보 같은 말.”

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이 테라, 루나를 두고 한 말이다. 그는 극단적으로 ‘폰지 사기 코인 실험’이라고까지 했다. 테라의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과장된 선전용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패널들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국내 5대 원화 거래소 ‘고팍스’의 이중훈 부대표(CSO)는 “테라 사태는 IMF 외환위기와 비슷했다. 해외 선물 거래소 등을 통한 쇼트(매도) 공격 노출, 루나 자체의 끝없는 유통량 증가 등이 복합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빠르게 무너졌다. 현존하는 테라-루나 구조가 회생하려면 구조도 근본적으로 바꾸고 시장의 신뢰도 얻어야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거라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스카이프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블록체인 회사 ‘아케인크립토’를 이끌고 있는 마이클 잭슨 대표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외국에서도 권도형 대표의 새로운 회생 방안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문제점은 이미 많이 노출됐는데 그 대안으로 새로운 코인을 발급하겠다는 발상을 시장이 얼마나 지지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권 대표가 제시한 회생 방안에 대한 온라인 찬반 투표에서는 반대가 월등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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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버스포럼 룩셈부르크에서는 마이클 잭슨 전 스카이프 공동창업자, 장영준 에디머스캐피털 대표, 신민철 로똔다 대표 등이 패널 토론에 참여, 블록체인 업계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룩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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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흔들릴까

▷확실한 자산 연동 코인 살아남을 듯

다만, 이번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스테이블코인 시장마저 함께 흔들릴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테라 사태로 달러, 국채, 금 등 전통자산 기반 스테이블코인까지 도매금으로 폄하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마이클 잭슨 대표는 “전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이 흔들리고 있다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이 블록체인, 암호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동안 스테이블코인이 모든 디파이 서비스를 뒷받침하면서 새로운 금융 상품, 서비스를 경험하게 해줬다. 유럽에서는 최근 정부가 직접 공인하고 금융 소비자 보호가 되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 규제 아래 운영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실증 사례로는 ‘VNX골드’가 이번 포럼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올해 3월 리히텐슈타인 정부 공인 암호화폐로 첫선을 보인 VNX골드는 ‘금 1g = 1VNX골드’를 지향한다.

VNX골드 발행 회사인 룩셈부르크 스타트업 VNX의 알렉산더 드카첸코 대표는 이번 사례 발표에서 “금은 무겁고 이동도 어려우니 소유권을 암호화폐 VNX골드로 설정하고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게 했다. 리히텐슈타인 금고에 실물 금을 보유한 상황에서 암호화폐 거래가 이뤄진다. 거래 이력은 블록체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기록에 남고 리히텐슈타인 금융당국 규제 아래 있다 보니 환불, 소비자 보호 등 각종 안전장치도 있어 테라 사태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3월 출시 후 최근 커뮤니티 멤버가 1000명 이상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계속 성장하려면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장영준 에디머스캐피털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려면 달러, 금처럼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자산으로 ‘1:1’ 가치 산정이 이뤄지고 거래가 될 것, 선진국 정부 또는 제도권 금융사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주기적으로 회계감사를 진행하고 보증할 것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중훈 부대표도 “현금성 자산, 미국채 등을 제외한 회사채, 대출 등은 의심스러운 눈길을 계속해서 받을 것이다. 기준을 충족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점점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95% 알트코인 사라진다?

테라 사태 후 옥석 가리기 시작

포럼에서 또 다른 화젯거리는 권도형 대표가 말한 “95%의 알트코인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패널들은 95%라는 극단적인 비율이 꼭 맞지는 않더라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알트코인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마티 슈미트 이사는 “지속 가능하고 양호한 거버넌스(지배구조)를 추구하지 않는 알트코인은 가격 하락을 거듭하다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클 잭슨 대표도 “테라처럼 다른 알트코인도 실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알트코인 백서에 언급한 발행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을 지속하는지, 결제, 교환 등 경제 생태계를 형성하는지, 아니면 도지코인처럼 ‘재미(Meme)’라도 주든지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계속 오를까

▷“환경에 부담” vs “가치 저장 수단”

자연스레 ‘대장’ 비트코인의 미래도 거론됐다.

최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 대표는 “비트코인은 비효율적이고 환경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지급결제 네트워크로서의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유럽의회는 환경 보호 측면에서 비트코인 같은 작업증명(PoW) 방식을 채택한 암호화폐를 사실상 금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워런 버핏 등 세계적인 투자가도 비트코인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쳐왔다.

이중훈 부대표는 “비트코인이 결제 네트워크 기능을 하지 못할 거라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중립적이고, 폭넓게 받아들여졌으며, 역사가 깊은 가상자산이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자리를 잡았고, 앞으로도 이 같은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준 대표도 “비트코인은 거래가 완결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일상적인 상거래에 활용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금으로 거래를 거의 하지 않지만 금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처럼 비트코인 또한 금과 같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증시에서 대장주가 살아남듯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빅2’ 암호화폐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결론이다. 영국 은행 스탠다드차타드 계열 SC벤처스와 노던트러스트가 합작해 만든 암호화폐 수탁(커스터디) 회사인 조디아의 존 크로닌 대표는 “투자처 다변화를 꾀하는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 암호화폐 보유, 운용이 새로운 먹거리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다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시장에서 검증된 암호화폐 위주로 투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룩셈부르크 =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0호 (2022.05.25~2022.05.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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