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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는 성공했지만”…K-과학자의 성토에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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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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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1t급 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세계 7번째 나라에 한국을 올려 놓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과학자들에 대한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노고를 국가적인 사명감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량에 비해 임금은 낮고, 이들에게는 새벽까지 연구해도 합당한 시간 외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 자기 돈을 쓰면서 지방 출장을 가야 하는 일도 있다. 이런 불만은 직장인 익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라인드’를 통해 젊은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은 다음 주에 연구원 처우 개선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 다음 날인 지난 22일 블라인드에는 ‘누리호 성공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박사과정을 막 졸업한 연구원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연봉 약 5200만원을 받는다.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 A씨는 “40대 초반 이하 연구원들을 기준으로 보면 또 다른 정부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나 한국원자력연구원보다 대략 1000만원을 덜 받는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지난해 기준 직원 평균보수를 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항공우주연구원(9500만원)은 원자력연구원(1억200만원)이나 전자통신연구원(1억1500만원)보다 급여가 낮은 편이다.

더 큰 문제는 시간 외 수당에 있다. 특정한 발사 시한을 정해놓고 연구 능력을 집중해야 하는 항공우주연구원 특성 상 야간이나 휴일 근무가 많은데,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블라인드 게시글 작성자는 “연구원들은 새벽 2~3시까지 일해도, 주말에 일해도 보상이 없다”고 토로했다.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 B씨는 “근무 시간이 유동적이어도 사실상 포괄적인 임금 체계가 작동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휴일이나 야간 근로를 해도 법대로 보상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연구원 내 불만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출장비도 짜다. 기본적으로 KTX 비용을 기준으로 하지만, KTX가 없는 소도시로 출장을 가면 시외버스 기준으로 교통비를 준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버스 대기 시간이 아까워 대개는 개인 승용차를 이용한다. 이렇게 되면 기름값을 주는데, 지급 기준은 ℓ당 1800원이다. 오피넷 기준 24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2126원이다.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고흥 출장의 경우 최근 왕복 교통비를 10만원으로 올려서 책정했다. 하지만 고흥 외에도 연구원들은 안산, 천안, 창원 등은 물론 격오지에도 출장을 가야 하기 때문에 고충은 여전하다.

숙박비는 5~6만원, 한 끼 식사비는 8300원이다. 모두 물가를 감안하면 충분치 않다. 항공우주연구원 내에선 사무실에서 일하는 일반 공무원들의 출장 규정을 그대로 준용하는 게 문제라고 본다. 전국 방방곡곡으로 출장을 가는 항공우주연구원의 업무 특성이 전혀 감안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은 다음 주에 연구원 처우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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