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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4개월 맞은 젤렌스키 "자유·땅·미래 위해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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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후 넉 달 지나

젤렌스키 "전부 다 변했으나 우리 목표는 불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 전부 되찾을 각오 다져

CNN "돈바스에서 러軍 우세… 우크라軍 밀려"

세계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화면 속)이 24일(현지시간) 영국 서머셋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적 음악축제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참가자들한테 화상연설을 하는 모습. 서머셋=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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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4개월이 지났다.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우리 목표는 그대로”라며 개전 후 러시아에 빼앗긴 땅을 모두 되찾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등 서방 정보기관에 따르면 전쟁 초반과 달리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공세에 밀리는 모습이 확연하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게 과연 타당한가”라는 회의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악몽과도 같았던 지난 4개월을 떠올리며 “모든 게 바뀌었고 우리는 전투화를 신은 나라가 되었다”고 했다. “온 나라가 탱크, 군용기, 군함, 참호, 그리고 대피소로 뒤덮였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의 삶의 양식은 변했으나 세계관은 바뀌지 않았다”며 “우리의 목표는 전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2014년 이래 크름(크림)반도와 돈바스 등에서 러시아한테 빼앗긴 땅을 모두 되찾는 것이 전쟁의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자유와 땅, 그리고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새로운 우크라이나를 건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객관적 여건은 썩 좋지 않다.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에 계속 밀리며 전략적 요충지를 차례차례 빼앗기고 있다. 당장 이날 외신들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세베로도네츠가 위치한 돈바스 루한스크주(州)는 이미 절반가량이 러시아군에 점령된 상황인데 요충지 세베로도네츠마저 잃으면 사실상 주 전체를 러시아군이 장악하는 결과가 된다. 애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 목표가 친(親)러시아 주민이 많이 사는 돈바스 지역을 우크라이나로부터 빼앗는 것이었던 만큼 러시아로선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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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싸우는 우크라이나군 전차가 기동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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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제2차 세계대전 때의 ‘무기대여법’(1941)을 81년 만에 부활하면서까지 우크라이나군에 무기 등 각종 장비를 지원해 온 미국은 갈림길 앞에 섰다. 더 이상의 무기 지원이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냉정히 따져봐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인식 때문이다. 당장 CNN은 이날 “미 정보기관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다연장 로켓 발사기를 포함해 고성능 중화기를 여럿 제공했으나 당장 전황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미군 일각에선 추가적 무기 지원의 효용성을 냉철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쟁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놓고서 서방도 차츰 의견차가 커지는 상황이다. 영국·캐나다·에스토니아 등은 ‘러시아 응징’에 무게를 두면서 우크라니아를 더욱더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은 ‘전쟁 종식’을 강조하며 즉각적인 휴전 및 평화협상 개시를 원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입장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26∼28일 독일에서 열리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 그리고 29∼30일 스페인에서 개최될 예정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때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에 세계 각국 정부 및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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