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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에 불어닥친 ‘칼바람’… 국정원 1급 부서장 전원 대기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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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경찰·국방부 등 권력기관 물갈이 인사

국제정세 변화 국면서 ‘안보 공백’ 우려도

1년 만에 원훈 교체…61년 전 초대 원훈 복원

세계일보

국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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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국가정보원이 1급 부서장 27명을 교육원으로 대기발령 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권력기관의 인사를 진행 중인 윤석열정부가 정보기관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의 칼날을 꺼내 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인사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까지 제기한다.

2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22일 본부의 1급 보직국장과 지역 지부장 등 27명을 대기 발령했다. 그 자리에는 한 단계 아래인 단장급을 직무대리로 임명했다. 국정원은 통상 정권이 바뀌면 고위직들에 대해 일괄 사표를 제출받은 다음 인사검증 등을 거쳐 재신임 여부를 결정해왔다.

다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전직 정보기관 한 관계자는 “원장과 차장, 기조실장 인사 이후 후속 인사가 있으면서 대기발령 등도 이뤄지는 게 통상적인데 이번에는 정식 인사 전에 먼저 대기발령 조치를 한 것”이라고 했다.

현직 부서장들이 대거 교체되고 부서장 대행 체제로 전환되면서 현안에 있어 안보 공백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북한의 7차 핵실험이나 추가 도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정세 변화 국면에서 대규모 인사가 일어나면서 내부 직원들도 동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외교관 출신의 김규현 국정원장을 임명하고 1·2·3차장을 국정원 근무 경험이 있는 인물로 채웠다. 국정원의 예산과 인사를 쥐고 있는 원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기획조정실장에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임명하며 내부 인선을 마쳤다. 새 원장 체제가 보여준 첫 인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원 안팎의 관심도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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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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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전신 국가안전기획부 시절인 1994년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300여명을 대기 발령한 사례가 있다. 이후 김대중 정부에서는 안기부의 이름을 국정원으로 바꾸면서 정치관여나 인사문란 등을 이유로 580여명을 대기발령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북한 정보망이 대거 숙청되는 등 대북 정보라인의 맥이 완전히 끊어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자칫 과거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는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식 인사가 아닌데도 국장 전원을 업무에서 배제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국정원을 장악하려는 조급함의 발로가 아니라면 절차를 요식행위로 여기며 무시하고 갈아치우겠다는 오만함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만사를 제쳐두고 권력기관 장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금은 권력 장악에만 몰두할 때가 아니다. 윤 대통령은 자중하고 국민의 삶에 집중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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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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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사실 개혁된 국정원을 존경한다. 우리 국정원 직원들의 질이 굉장히 좋으신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애국심과 헌신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갑자기 부서장 27명을 일거에 교육원으로 발령을 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어 “친정 문제에 대해 더 이야기하는 것은 금도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국정원은 “인사에 관해서는 정보기관 특성상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1년 만에 원훈을 교체하며 61년 전 중앙정보부 시절의 초대 원훈(‘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을 복원했다. 이 원훈은 초대 중앙정보부 부장을 지낸 김종필 전 총리가 지은 것으로 이후 37년간 사용됐다.

김규현 국정원장은 “첫 원훈을 다시 쓰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의미”라며 “모두 이 원훈을 마음에 새겨 앞으로도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업무에 매진하자”고 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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