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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꼴찌' 코스피의 선진국행 가시밭길…법 개정 '난항'·공매도 개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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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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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지수(MSCI) 선진국지수(Developed) 편입이 결국 또 좌절됐다. 올해도 여전히 신흥국지수(Emerging) 신세다. 1992년 신흥국지수에 편입된 이후 30년째 선진국으로 '승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낙폭이 가장 두드러지면서 '최하위' 신세인 코스피의 체면이 제대로 구겨졌다. MSCI의 시장 접근성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각종 법을 개정해야 한다. 더욱이 개인 투자자들이 극도로 우려하는 공매도의 전면 허용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코스피의 선진국행'은 난관이 많아 쉽지 않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23일(현지시간) MSCI가 발표한 시장 재분류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선진국지수 후보(검토대상국, 워치리스트)로 편입되지 않았다. 결국 2008년과 2015년, 지난해 6월에 이어 올해 6월까지 총 4번의 도전 모두 고배를 마셨다.

MSCI는 매년 6월 워치리스트 내 국가를 대상으로 선진·신흥 등 시장 재분류 여부를 결정한다. 재분류를 위해 1년 이상 워치리스트에 올라 있어야 한다. 이에 정부가 목표로 하는 일정은 ①2022년 6월 워치리스트 등재 ②2023년 6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 결정 ③2024년 6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실제 편입)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워치리스트 등재에 실패하면서 내년 6월에 다섯번째 도전에 나서야 한다. 목표 일정도 줄줄이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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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리스트 등재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지난 10일 MSCI가 발표한 국가별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한국 증시가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정보의 불충분,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 공매도의 제한, 국제 기준과 다른 배당금 공시 등을 이유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작년과 성적표를 비교해보면,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 항목은 한 개도 없었다. 오히려 SK텔레콤의 외국인 보유 한도까지 여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해당 항목의 점수는 떨어졌다.

계속 지적당한 부분은 역외 외환(현물환) 시장의 부재(외환시장 자율화), 영문 공시 자료 부족(정보 흐름), 주식시장 데이터 사용 제한으로 상품 개발 한계(투자 상품 가용성), 현물 이전 및 장외 거래 어려움(양도성), 외국인 투자자 등록 의무화 제출 자료의 번거로움(투자자 등록), 차입금으로 증권결제 불가(청산 및 결제), 공매도 전면 허용 등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 운영 시간을 런던 외환시장 마감 시간인 오전 2시(한국 기준)까지로 연장하고 향후 24시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MSCI는 이번 발표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SCI의 평가는 정부의 개선 의지도 중요하지만, 실제 개선 결과를 확인한 후에 평가를 변경하겠다는 MSCI의 입장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선진국지수 편입이 정부의 숙원사업이지만, 사실상 쉽지 않다. 관건은 '역외 현물환 시장 부재'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특정 국가의 주식에 투자할 때 언제든지 해당 통화를 달러로 환전할 수 있는 시장의 존재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현재 역내 현물환 시장(국내 은행 간 시장)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밖에 없다. 역내 시장 마감 이후 자유롭게 원화와 달러화를 교환할 수 있는 역외 현물환 거래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MSCI가 요구하는 외국인의 정보 접근성 개선을 위해 영문 공시 의무화를 하려면 자본시장법의 개정이 필요하고, 배당금 지급 과정을 변화시키려면 상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MSCI의 개선 요구 내용 중에는 거래소 밖에서의 거래가 경직적이라는 내용도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주식거래세 체계를 사용하고 거래소 밖에서 거래하면 양도소득세가 발생하는 한국의 세법에도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염 연구원은 "한국이 MSCI 선진국으로 분류되기 위해 여전히 넘어야 할 난관이 많은 상태"라면서 "MSCI의 요구 사항을 보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평탄하지 않다"고 강조다.

아울러 공매도 전면 허용도 중요 요소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미리 빌려 판 뒤 실제로 하락했을 때 다시 사들여 차익을 실현하는 매매기법으로, 2020년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크게 휘청였을 때 추가 급락을 막기 위해 전면 금지됐다. 이후 각 시장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정돼 재개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이 전면 허용을 극도로 꺼려 정부도 밀어붙이는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코스피는 공매도 부분 재개가 시행된 지난해 5월3일 3127.20에서 같은 해 7월6일 3305.21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고점 대비 25%가량 빠졌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공매도가 추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증시가 휘청이면서 패닉셀(투매)이 나오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거시경제(매크로)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단기간 내 전면 재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시각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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