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文복심, 尹 '탈북어민 북송' 언급에 직격탄…역사 앞에 떳떳한가 [핫이슈]

댓글 2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탈북어민 북송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때 발생한 '탈북어민 북송사건'의 진상규명 요구와 관련해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고 문제 제기를 많이 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윤 의원은 문 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으로,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집권 한달만에 윤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이 사건을 꺼내들었다"며 "진실규명보다는 전임 정부에 대한 흠집내기와 정치공세가 목적이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북송된 흉악범죄 북한 어민 2명은 16명의 무고한 동료를 살해한 범죄자"라며 "그럼 엽기 살인마를 보호하자는 말이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윤 의원은 "정부가 어려울 때 색깔론, 북풍 등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것은 얄팍한 수"라며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 자격지심이라도 있느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지난 2019년11월 발생한 탈북어민 북송사건은 북한 선원 2명이 탈북해 귀순의사를 밝혔으나, 문 정부가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다시 추방한 사건이다.

문 정부는 당시 "귀순의사를 밝힌 선원 2명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했다"며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지를 저질러 국제법상 난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건 내막을 들여다보면 미심쩍은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문 정부는 당시 JSA 대대장이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알려지기 전까지 닷새간 사건을 쉬쉬했다.

즉, 언론사 보도사진이 아니었더라면 이 사건은 자칫 묻힐 수도 있었던 셈이다.

또 문 정부는 "선원 2명이 16명을 살해했다"고 발표했는데 사실 확인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했는지도 의문이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집단 살인을 했다면 그 증거물인 선박을 왜 전면 소독하면서 증거물을 없앴느냐"며 "제대로 된 조사도, 재판도, 증인도 없이 두 청년을 살인자로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탈북민들도 북한내 소식통을 인용해 "탈북 어부들이 살인자라는 주장은 북한 정권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두 탈북 선원의 '북한 복귀 의사'도 불분명하다.

통일부는 당시 "두 탈북 어부가 죽더라도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진술을 분명히 했다"고 했지만 실제로 본인 의사가 확인된 적은 없다.

오히려 일부 언론들은 "이들이 신문 과정에서 자필로 귀순의향서를 썼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두 어민은 대한민국 헌법상 우리 국민이다.

그런데도 그들을 일방적으로 살인자로 단정지어 북한으로 내쫓은 것은 부당한 조치이자, 유엔난민협약에도 어긋난다.

당시 휴먼 라이츠 워치와 세계 수십개 인권단체들이 "북한 주민 2명을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북한으로 추방한 것은 고문을 금지하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자, 헌법적으로 한국인 자격을 갖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무죄추정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정부가 김정은 정권의 눈치를 살피면서 탈북민 구출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거나,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을 홀대한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2019년 11월에는 한국으로 오려던 탈북민 13명이 베트남에서 검문에 걸려 체포됐다가 중국으로 추방된 뒤 다시 베트남 입국을 시도하다 붙잡혀 중국 공안에 넘겨질 뻔한 사건이 터졌다..

당시 국내외 북한 인권단체들은 문 정부에 다급하게 구조요청을 했지만, 현지 대사관과 우리 외교부는 "조용히 기다리라"는 대답만 되풀이하면서 소극적 대처로 일관했다.

사실상 이들의 강제북송을 방관하면서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당시 베트남에 억류 중이던 탈북여성 2명이 자신들에게 닥친 상황을 비관해 자살을 시도한 동영상이 공개되자, 워싱턴과 아시아지역의 미국 외교관들이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미국 외교관들은 베트남 당국에 "탈북민을 중국이나 북한 관리에 인도하지 말라"고 압박해 이들을 석방시켰고, 이후 탈북민 13명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켰다.

당시 탈북민을 구출하고 보호할 법적 책임이 있는 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핑계로 생사의 기로에 처한 탈북민들의 목숨을 외면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무책임한 행태다.

문 정부는 같은해 5월 9살 소녀가 포함된 탈북민들이 중국에 억류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도 소극적 대응을 했다가 공분을 사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6년 해외 북한 식당에 근무하는 북한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북을 도와 국내로 귀순시킨 것과 비교된다.

2019년 7월 서울에선 탈북 모자가 굶주림에 시달리다 숨진 뒤 2달만에 발견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400만명에 달하는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는 북핵 못지 않게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문 정부는 지난 5년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한 인권 문제에 애써 눈감아왔다.

심지어 2016년 북한 인권법이 제정됐는데도 문 정부는 북한 인권재단이사회도 구성하지 않았고 북한인권특사도 임명하지 않았다.

북한의 세습 독재정권을 변화시키려면 한미군사동맹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국방력도 필요하지만, 북한의 자유와 개방을 이끌 수 있는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

그것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호와 탈북민 구출,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 이산가족 문제를 끊임없이 공론화시켜 국제 여론을 환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다.

문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5년간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냉정하게 자문해봐야 한다.

만약 세계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는 뒷전인 채 김정은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정성만 쏟았다면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러워 해야 한다.

모든 진실은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지게 돼 있다.

[박정철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