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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천사’ 전인지가 다시 웃기까지, 우울증도 이겨낸 44개월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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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는 전인지. /USA투데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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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미소천사’ 전인지(28)가 다시 웃었다. 한때 극심한 슬럼프로 식욕을 잃고 우울증까지 겪었던 그가 44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 눈물에는 그동안의 남모를 마음고생이 담겨있었다.

전인지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파72·6831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5개 등으로 3오버파 75타를 때렸다.

이틀연속 오버파 부진이었지만 1·2라운드에서의 맹타를 발판삼아 전인지는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1타 차 재역전 우승을 거뒀다.

전인지의 LPGA 우승은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44개월 만이다.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전인지는 LPGA 통산 4승 중 3승(2015 US여자오픈·2016 에비앙 챔피언십 등)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전인지는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이번에도 울면 너무 울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울지 않으려고 했다”면서도 “자꾸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인지는 “힘든 시간이 어느 순간 ‘탁’ 온 게 아니다”며 “조금씩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자신을 스스로 자꾸 바닥으로 밀어 넣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풀어냈다.

사실 전인지는 박성현(29)과 함께 한때 한국 여자 골프를 대표하는 흥행 아이콘 중 하나로 꼽혔다. 당시 둘의 인기는 여자 골프의 전성기를 열어젖힐 만큼 어마어마했다. 전인지의 경우 서글서글한 인상에 미소가 아름다워 ‘미소천사’라고 불리기도 했다.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스타성으로 한국 무대를 평정하고 당당하게 미국으로 건너갈 때까지만 해도 전인지의 성공을 의심하는 이는 적었다. 출발은 좋았다.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2015 US여자오픈 포함)을 거두는 등 탄탄대로였다. 그해 한·미·일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메이저 퀸’이란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2017년 지독한 무승 징크스에 시달리면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언제나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전인지와 관련된 기사에는 안티 팬들의 악성 댓글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우승도 못하면서 웃기만 한다”, “저렇게 승부욕이 없으니 우승 못하는 것” 등이었다.

당시 전인지는 주위에 말하지 못했지만 복합적인 이유로 식욕을 잃고 우울증에 빠져 고통 받았다고 한다.

한 번 빠진 슬럼프는 쉽게 극복되지 않았다. 2019년은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은 시즌이었고 2020년 초에는 다른 진로 고민을 할 정도였다. 그런데 전화위복이 된 건 뜻밖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다. 코로나19로 투어가 중단된 기간을 계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지난해 8차례 톱10 진입으로 희망을 재발견했고 올해 44개월만의 값진 우승을 일궈냈다.

전인지는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골프를 그만두려고도 했다”며 “심적으로 힘들다 보니까 응원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내가 많이 부족한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 주시는 우리 ‘플라잉 덤보’ 팬 카페 여러분들, 수많은 팬 덕분에 이렇게 감사드린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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