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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통령만 쳐다보는 정당은 발전할 수 없다"...집권여당 정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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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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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소속 의원들이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 사는 그런 집단이다.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크게 발전할 수가 없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모인 포럼에서 이같이 직격했다. 이날 포럼에는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50여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해 '미니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장 의원이 좌장을 맡아 이끄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연사로 나서 40분 넘게 대통령 선거 이후 당 운영과 현안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불과 0.7%포인트 차로 승리한 결과에 대해 그 의미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무엇이 잘못돼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2년 후 총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전망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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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 국민의힘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장제원 의원 등 참석자들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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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위원장은 집권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정책에 소홀해졌다고 진단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에 와서 보면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게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모르게 슬그머니 사라졌다"며 "일반 국민들이 봤을 때 '국민의힘은 기득권 정당이라 그럴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약자와의 동행'은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를 이끌며 보수 정당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강조했던 핵심 구호로, 2020년 9월 국민의힘 당규에 명시됐다.

김 전 위원장은 입법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여당의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입법 과정을 살펴보면 국회가 정상적으로 국민을 대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관인지 굉장히 회의가 든다"며 "입법 목표는 굉장히 거창한데, 최종적으로 보면 알맹이는 사라지는 경우가 다수"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원 구성 협상 실패로 국회가 공전하는 상황을 두고 "답답하게 느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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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왼쪽부터) 국민의힘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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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요즘 지나칠 정도로 어느 한 특정 상품에 집착해서 이야기를 한다"며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우리 경제의 본질적인 혁신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반도체를 줄곧 강조하고, 국민의힘도 반도체 산업을 지원할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며 당력을 집중한 것을 겨냥한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그 대안으로 "정부 ·여당이 해야 할 일은 그동안 파괴된 중소 제조업 생태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국민의힘 화두인 '혁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정당의 혁신은 다른 목적이 아니라 국민의 변화를 순응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걸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정책을 입안, 수행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정당의 혁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날 출범한 혁신위원회를 비롯해 '혁신'을 키워드로 당내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을 에둘러 꼬집은 셈이다.

이날 강연장 맨 앞줄에는 장 의원과 안 의원이 김 전 위원장 자리 양 옆에 앉아 강연 내내 자리를 지켰다.

박재연 기자 repla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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