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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원전 SMR]⑩탈원전에 진학포기·줄퇴직…"기술우위 무너지면 수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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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 원전 담당 줄퇴사…학부생·석박사도 자퇴

佛, 인력·기술부족으로 완공 시기 10년 미뤄져…日, 인재육성도 제자리

[편집자주]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을 내걸고 한국과 미국의 '경제 안보 기술' 동맹 주요 분야에 원전이 포함되면서 원전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원전산업 부활의 중심엔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이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줄줄이 투자에 나서면서 SMR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2030년은 돼야 SMR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관련 기술은 '걸음마' 단계다. SMR의 경제성, 안정성 등 현 주소와 미래를 '新원전 SMR' 기획을 통해 점검해본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가동을 멈춘 원자로 제작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6.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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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조선업이 보릿고개를 겪고 최근 호황을 누리지만 인력 확보가 어렵다고 하죠. 원전은 지난 5년간 사양산업으로 찍혔는데 기술자들이 이 산업에 머물 이유가 있었을까요." (원전업계 관계자)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동안 국내 원자력 관련 기술자들은 하나둘 현장을 떠났다.

◇한수원 원자력 담당 649명·두산에너빌리티 648명 줄퇴사

원자력산업협회와 국회 등에 따르면 2016년 2만2355명이었던 원자력 관련 인력은 2020년 1만9019명으로 14.9% 감소했다. 2017년 1827명이던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 관련 인원은 올해 1179명으로 650명 줄었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선 최근 5년간 원자력 전담 인력 649명이 퇴사했다.

더욱이 수주가 '0'였던 원전 부품업체(2020년 기준)가 전체의 3분에 1에 달하면서 기술인력들에게 월급 주기도 급급했다는 게 원전업계 관계자들의 토로다.

원자력 업계의 미래를 책임질 학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원자력 관련 학과 학·석·박사 재학생 수는 지난해 2165명으로 2015년(2554명)에 비해 15.2% 줄었다. 서울대 등 13개 대학의 원전 관련 학부의 전공생 중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95명이 자퇴했다.

특히 단일학부로 신입생을 뽑은 뒤 2학년에 학과를 선택하는 카이스트는 2018년 2학기에 단 한 명도 원자력학과에 지원하지 않은 사태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 학계 관계자는 "(원전 관련) 일감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5년간 숙련공과 인재들이 업계를 떠난 게 더욱 큰 타격"이라며 "이들을 유턴(U-turn) 시킬 방법도 마땅하지 않은 데다 일감이 생긴들 예전만큼 고도의 기술이 나올지 걱정"이라고 했다.

◇해외 사례 반면교사…인력 이탈로 완공 시기 늦어지고 추가 예산투입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고 원전의 위험성이 유독 부각되면서 '탈원전'으로 기울었던 국가들의 상황을 보면, 최근 '원전 회귀'로 인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은 원유·천연가스 등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기후변화 대응,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축소 등을 위해 앞다퉈 원전 신규 건설에 뛰어들고 있지만 수십 년 이어진 건설 중단에 따른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역시 인력·기술 부족에 시달리면서 당초 예정했던 완공 시기가 10년 이상 늦춰지고 추가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다.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2007년 원자로 건설을 시작해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용접기술자들이 7년 전 원자로 냉각시스템 주변에서 발견된 110개의 실수를 고치면서 완공 시점은 점차 늦춰졌다.

결국 프랑스 정부는 플라망빌 원자로에 연료를 적재하는 날짜를 당초 일정보다 10년 이상 늦은 2023년 중반으로 연기했다. 그 과정에서 33억 유로(약 4조5160억 원)로 책정했던 예산은 127억 유로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 폭발사고로 원전 산업이 위축된 이후 8년 만인 2019년 경제산업성과 문부과학성 주도로 산·관·학 회의체인 '관계성청연계회의'를 신설하며 인재육성에 나섰다.

자국 내 원전 수요 감소에도 안정적 전력 공급과 해외 원전 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꾸준한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원전 기업들이 해외 수주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며 학생들이 원전 관련 기업의 취업을 꺼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원자력 학계 관계자는 "일본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전 산업이 굉장히 위축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뒤 뒤늦게 인재 양성에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새 정부가 5년 만에 '탈원전 백지화'를 내걸며 재빠르게 인재 육성에 나선 것에 대해 업계, 학계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윤석열 정부는 원전 연구개발(R&D)에 올해에만 6700억원, 내년부터 2025년까지는 3조원 이상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핵심 기자재 국산화 개발 및 중소 협력 업체의 수출 지원을 하기 위한 해외 수요 연계형 R&D 투자도 늘리며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원전이 미국·프랑스 등 경쟁국 발전소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것은 높은 기술력 덕분"이라며 "만약 기술 우위가 무너지면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낄 것"이라고 말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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